정치 국회·정당

흔들리는 장동혁號…당내 쇄신 압박에도 '일단 투쟁'

이해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8 16:41

수정 2025.12.08 16:02

12·3 계엄 사과 거부 기점으로 잡음 분출
"尹 절연 못하는 당대표 안돼" 주장 나와
장동혁, '쇄신파' 만나며 의견 청취 계획
'張 로드맵', 12월 말까진 '투쟁 우선' 전략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워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및 이재명 정권 독재악법 국민고발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워내대표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및 이재명 정권 독재악법 국민고발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과를 거부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주문이 쏟아졌지만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올해 말까지는 강성 지지층을 규합한 뒤 내년 초 혁신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늦었다'는 당내 성토도 나온다. 장 대표는 '쇄신파' 의원들과 만나 의견을 경청할 계획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장동혁 대표 리더십은 12·3 비상계엄 1년을 맞아 크게 훼손됐다.

당 초·재선 의원들과 안철수·윤한홍·송석준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은 장 대표가 12·3 비상계엄에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며 압박했다.

그러나 장 대표가 지난 3일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발언하면서 당은 큰 혼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했던 메시지보다 한층 더 강력한 '계엄 옹호' 메시지로 받아들인 의원들도 많다. 지난 3일을 기점으로 계엄 및 윤 전 대통령과 단절하면서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우위를 차지했다. 장 대표는 내년 초 혁신에 돌입하는 '혁신 로드맵'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금도 늦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당시 장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타이밍을 놓쳤다"며 "SNS로 예상 외의 잘못된 메시지를 내면서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역력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비토가 쏟아지면서 장 대표는 개별 의원들과의 면담을 가지면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현 지도부에 반대되는 의견을 가진 분들과 중점적으로 만날 생각"이라며 "의원들과 일정을 조율해서 최대한 많은 분들과 만나 쓴 소리를 경청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전했다.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장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인사들과도 만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당 핵심관계자는 "한동훈 전 대표든 조경태 의원이든 만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은 내년 설 전까지는 대여투쟁에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권 독재악법 국민고발회'를 열고 정부·여당을 전방위적으로 공격했다. 민주당에서 추진하고 있는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범위 확대 △필리버스터(국회법상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제한법 △재판소원제 등을 겨냥해 '사법부 장악'이라고 비판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통일교가 민주당 정치인 15명에 금전적 지원을 했지만 인지 수사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것을 겨냥해 '정치 특검'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소수야당인 국민의힘 입장에서 당이 혁신에 소극적인 만큼 현재 취할 수 있는 전략이 여론전밖에 없다는 한계가 드러난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추후 잠시 중단된 장외투쟁을 재개할 가능성도 내부에서 제기된다.

haeram@fnnews.com 이해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