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기업 디지털 전환 '초기'
스마트 공장 71.4% 레벨 1~2수준
종근당 천안공장, 구축 모범 사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ES 고도화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신약개발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첨단 제조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의약품 산업에 있어 '디지털 제조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는 생산 공정 전반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기술과 융합하는 총체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혁신의 주요 범위에는 '스마트 팩토리'가 포함된다. 스마트 팩토리는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ICT 기술로 통합해 최소 비용과 시간으로 고객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지능형 생산 공장을 뜻한다.
AI 기반 공정 최적화 솔루션은 품질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며 비용을 절감하는 데 기여하고, 머신 비전 기술은 사람의 눈보다 정확하게 실시간으로 결함을 파악하고 이상 징후를 모니터링하는 데 활용된다.
보고서는 국내 제약기업들은 AI 기반 디지털 전환과 의약품 연속제조공정 등 혁신 제조기술 도입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라고 지적했다.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의 평가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 공장의 71.4% 이상이 Level 1~2에 해당해 기업의 제조혁신 역량이 여전히 초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7년 오송에 스마트 팩토리를 구축해 현재 Level 4 단계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는 국내 제약산업에서 가장 앞선 사례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종근당은 천안공장을 중심으로 스마트 공장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 전환(AX)을 추진해 왔다.
종근당 천안공장은 단일 제약 생산시설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 중 하나로 연간 약 9000억원 규모의 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규제에 대응하며, 생산원가 절감 및 가동률 향상 등을 통해 지난 2023년부터 스마트 공장 구축 로드맵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종근당 천안공장은 데이터 인프라 구축부터 메타버스·디지털 트윈 그리고 AI기반 예측적 품징관리 플랫폼은 구축 완료했다. 지능형 관제시스템과 제약·바이오 특화 SLM개발을 위한 Human-AI 협업 에이전트 플랫폼 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데이터 거버넌스 고도화, AI 모델 검증 체계 구축, 인력 역량 강화 등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변형원 종근당 전무는 "품질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 향상, 글로벌 규제 대응력 확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디지털 전환 및 자동화 공장 구축을 위해 MES(제조실행시스템)를 고도화하고 있다. MES는 품질 강화와 내부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필수 시스템으로, 종이 기반 비효율성과 수작업 오류 등을 해소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순 전산화 수준을 넘어, 제조 공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시스템화해 MES 1.0을 설계했다. MES 1.0은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 특유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반영해, 다품종 소량 생산 환경에서도 IT 개입 없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5공장의 MES 1.0을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ES 2.0 개발에 나섰다. MES 1.0에서 자동화가 이뤄지지 못했던 영역을 확장하고, 작업자 중심의 생산 체계에서 시스템 중심의 생산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함이다.
유승진 삼성바이오로직스 MES그룹장은 "제조 설비 및 물류 자동화와의 통합으로 얻는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MES의 진정한 가치는 품질 향상"이라며 "궁극적으로 환자에 대한 투자"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jude@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