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9명의 사상자를 낸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원인 가운데 하나가 '작업 순서 위반'으로 꼽히고 있다.
8일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울산 화력 붕괴 원인 가운데 하나는 '사전 취약화' 작업의 순서를 무시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체 작업 시, 정확한 작업 순서를 고려하지 않고 아래에서 위로 절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전 취약화'란 구조물의 원활한 해체를 위해 기둥이나 철골 일부를 미리 절단해 지지력을 약화하는 공법이다.
한국동서발전의 4·5·6호기 해체 공사 기술시방서엔 '사전 취약화 작업은 최상층부터 하고 상층 부재의 내장재 철거나 취약화 작업이 완료되기 전에는 아래층 주요 지지부재 취약화를 실시해선 안 된다'고 작업의 순서가 명확히 규정돼 있다.
이는 위에서부터 차근차근 무게를 줄이고 구조를 약화시켜 내려와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사고는 60m 높이 보일러 타워의 25m 지점에서 취약화 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이미 그 아래쪽은 사전 취약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부가 약한 상태에서 상부의 하중을 견디지 못한 타워가 붕괴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경찰은 이날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붕괴 사고 안전책임자 9명을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하청업체인 코리아카코가 시방서 절차를 어기고 임의로 작업 순서를 변경했는지, 시공사인 HJ중공업이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했는지, 발주처인 동서발전의 관리·감독 소홀은 없었는지 등에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고가 보일러 타워 5호기 구조물 치수 등을 측정하고 사전 취약화 작업 중 절단한 부분의 위치와 크기를 추가 확인했다"며 "5호기 기둥 일부를 절단해 감정 중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감정결과와 조사 내용을 종합해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피의자 전환 소지가 있는 관계인 조사를 추가 실시할 예정"이라며 "조사 중인 다른 원인도 있지만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덧붙였다.
울산 남구 소재 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선 지난달 6일 보일러 타워 4·5·6호기 해체 작업 중 5호기가 붕괴해 작업자 9명 가운데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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