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장 지도 딥스테이트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지난달 약 200제곱마일(약 500㎢)에 달하는 영토를 점령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난 10월의 100제곱마일보다 2배 늘어난 면적이다.
또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의 진격 속도가 약 4년 전 초기 침공 이후 가장 빠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와 노보로시야 영토까지 모두 점령하겠다고 밝힌 뒤 러시아는 도네츠크 지역 진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도네츠크주의 '요새 도시' 슬로우얀스크를 향해 인근 동부 도시 시베르스크 주변에서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7일 텔레그램에서 소규모 침투 부대로 전선 후방의 도시 북부 주거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슬로우얀스크는 우크라이나군이 점유한 도네츠크주 영토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도시로, 함락되는 경우 러시아의 서진을 저지하기 위해 4개 도시로 이어진 '요새 벨트' 중 하나가 무너진다.
또 도네츠크 철도·물류 중심지였던 포크로우스크는 1년 이상 전투 끝에 함락을 눈앞에 두고 있고, 인근 도시 미르노흐라드는 포위될 위기에 놓여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포크로우스크에서 전력을 소진하면서 취약점이 발생한 남부 자포리자 지역에서도 진격을 이어갔다. 지난달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참모총장은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도 거점 도시 쿠피얀스크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러시아가 여러 지역에서 보인 진격에도 전선의 즉각적인 붕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핀란드 블랙버드 그룹 군사분석가 에밀 카스테헬미는 텔레그래프에 "대단한 돌파구는 없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선이 즉각적으로 붕괴할 조짐은 없다"며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그들은 단지 작은 마을들을 점령하고 많은 들판을 차지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 겨울이 시작되면서 러시아의 진격 속도가 둔화하는 점도 변수다.
분석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가장 원하는 목표인 '요새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우얀스크가 강력하게 방어하는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가 점령하는 데는 여전히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종전안 수용을 압박하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 영국 런던에 방문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회담을 갖고 유럽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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