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계엄 비선' 노상원, 尹 재판서 "귀찮아서 증언 거부하겠다"

뉴시스

입력 2025.12.08 17:47

수정 2025.12.08 17:47

"요원 선발 지시, 대량 탈북 대비 차원" 군사법원서 "체포 명단, 나도 미스테리"
[서울=뉴시스] 계엄 회동 주도 및 계엄 기획 비선으로 의심되는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 사진.(사진=엑스 옛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계엄 회동 주도 및 계엄 기획 비선으로 의심되는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 사진.(사진=엑스 옛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과정에서 이른바 '비선 실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에 출석해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다만 요원 선발 지시는 부정선거 수사단을 구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량 탈북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8일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1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노 전 사령관은 대부분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하면서도 선택적으로 답변하기도 했다.

특검팀의 한 질문에는 "나머지는 귀찮으니까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 소속 김봉규·정성욱 대령에게 한 요원 선발 지시는 '부정선거 수사를 위한 계엄' 때문이 아니라, 김용현 전 법무부 장관이 언급한 '대량 탈북'과 같은 국가적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증언했다.

노 전 사령관은 변호인이 "증인은 실제로 김용현으로부터 대량 탈북에 관한 얘기를 들은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장관으로부터 대량 탈북에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을 들은 사실이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과거 사령관 할 때도 북에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대량 탈북이 발생했다"며 "장관도 본인께서 군생활 하시는 중에 그런 작전계획 많이 접했고 경험이 있어서 장관 재임 기간 중 대량 탈북이 있을 때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것들에 대해 아무런 준비 안 돼 있지 않느냐, 그런 부분 말한 적 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인 지난해 11월17일 경기도 안산의 롯데리아에서 두 대령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30명을 체포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서는 증언을 거부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공소장에는 증인이 해당 모임(롯데리아 회동)에서 '부정선거 관련된 놈들 다 잡아서 야구방망이, 케이블타이, 복면을 잘 준비하라'라고 했다고 기재돼 있는데, 해당 발언을 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증언을 거부했다.

이어 변호인은 "군사법원에서 증인은 '탈북자가 생기면 위장 탈북자와 북한 특수요원 3~4명만 있어도 어린아이, 노약자, 여성을 살해하거나 인질극을 벌일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비하기 위해서 포승줄과 케이블타이를 얘기했던 것 같다'고 증언했는데 기억 나느냐"고 물었다. 노 전 사령관은 이 질문에도 증언을 거부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일 2차 롯데리아 회동에서 두 사람에게 선관위 직원을 체포한 뒤 수방사 벙커에 구금하라고 지시했는지를 묻는 변호인단의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했다.


노 전 사령관은 변호인이 "공소장에는 김모 대령이 2024년 11월9일 증인으로부터 받았다는 문건에 체포 대상인 선관위 직원 30명 명단이 있다고 기재됐는데, 군사법원에서 '30명이 어디서 생겼냐. 나도 미스테리다' 이렇게 말했느냐"고 묻자 재차 증언을 거부했다.

다만 "1개 팀을 보내서 (선관위) 전산실을 확보해라", "추가 인원을 투입할 것이다", "세부 명단은 나중에 줄 것이다"는 취지로 군사법원에서 증언한 사실은 인정했다.


이는 선관위 직원을 체포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이후 방첩사 등 수사 주체가 왔을 때 수사 대상자를 효율적으로 압축하기 위한 기준으로 활용하려던 취지였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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