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HD현대, 인도에 3兆 신규 조선소 건설 추진…크레인 사업도 품는다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8 09:00

수정 2025.12.08 18:40

"기온 등 울산과 유사해 최적지"
타밀나두 州와 배타적 업무협약
현대차·삼성 등 대기업 진출 지역
인근 항만시설 대규모 투자 예정
추가 사업 수주 기대감 높여
다레즈 아하메드 주 투자청장(앞줄 왼쪽부터), 라자 주 산업부 장관, 스탈린 주 총리,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이 지난 7일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다레즈 아하메드 주 투자청장(앞줄 왼쪽부터), 라자 주 산업부 장관, 스탈린 주 총리,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이 지난 7일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HD현대가 인도 현지 신규 조선소 설립을 본격 검토한다. 인도는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울산과 기온과 강수량 등이 유사해 조선소 설립을 위한 최적의 부지로 평가받고 있다. 또 항만 시설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항만 크레인 사업 공동 추진 등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울산과 환경 유사한 타밀나두와 협약

HD현대는 지난 7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 마두라이에서 '신규 조선소 건설에 관한 배타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스탈린 주 총리 및 라자 주 산업부 장관, 최한내 HD한국조선해양 기획부문장이 참석했다.



인도 현지 매체에서는 신규 조선소 건설에 최대 20억달러(약 2조900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보도했다. 실제 투자로 이어지면 인도 최대 규모의 조선소가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HD현대는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투자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세계 5위 조선·해운 강국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타밀나두, 구자라트, 안드라프라데시 등 5개 주를 신규 조선소 건설 후보지로 선정해, 최적의 부지를 물색하고 있다. HD현대 조선소가 들어설 타밀나두 주의 투투쿠디 지역은 기온, 강수량 등이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대한민국 울산과 유사해 최적의 부지로 꼽힌다.

HD현대는 인도 신규 조선소 건립을 통해 글로벌 분산 생산 체계를 한층 고도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HD현대베트남조선, HD현대필리핀 등 동남아 생산기지를 활용해 국내에선 경쟁이 힘든 벌크선과 탱커 등 선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하는 사우디아라비아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의 IMI 조선소까지 포함하면 연 최대 60척을 건조할 수 있는 건조 능력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미국 헌팅턴 잉걸스와 차세대 군수지원함 개발 협력, 페루·인도 국영 조선소와는 해군 함정·상륙함 설계·기술·MRO를 포함한 패키지형 사업을 함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크레인 사업 추가 수주 기대감

특히 인도 타밀나두 주는 현대차,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지역으로, 인근의 항만시설에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향후 추가 사업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HD현대는 이달 초 인도 남부 도시 벵갈루루에서 인도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인 BEML과 '크레인 사업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도 조선소 건립과 더불어 크레인 사업 추가 수주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HD현대 관계자는 "협약을 통해 설계·생산·품질 검증 등 크레인 제작 전 과정에서 협력을 확대해, 인도 내 항만 크레인 제조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라며 "향후에는 인도 현지 조선소에 골리앗 크레인과 집 크레인까지 공급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계열사인 HD현대삼호는 지난 2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사인 코친조선소에 600t급 골리앗 크레인을 성공적으로 납품한 바 있다. 또한 8월에는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두산에너빌리티로부터 HD현대에코비나를 인수하는 등 HD현대는 크레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인도는 조선산업에 대한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해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인도와의 조선·해양 분야 협력을 지속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