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13기 전원 교신 성공
국내 첫 우주 신약 내달초 결과
민간업체 상업위성도 줄줄이 발사
지구 환경관측 ‘경기샛-1’ 등 눈길
국내 첫 우주 신약 내달초 결과
민간업체 상업위성도 줄줄이 발사
지구 환경관측 ‘경기샛-1’ 등 눈길
누리호가 지난달 27일 4차 발사로 쏘아올린 위성 13기가 모두 교신에 성공하면서 우주를 통한 다양한 과학기술 실험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큐브 위성 중 일부는 지구관측 업무를 시작한 상태로, 앞으로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과 인공지능(AI) 기술 실험 등 다양한 임무 수행이 기대되고 있다. 또 민간 위성 발사도 이어지며 재난·재해나 도시변화, 해양관측 등 다양한 지구변화 관측도 보다 정교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 위성’ 우주신약·부품 검증 기대
8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누리호의 주탑재위성과 부탑재위성은 지난 6일 오후 쿼터니언의 퍼샛(PERSAT)을 마지막으로 13기 위성이 모두 교신에 성공했다. 지난달 27일 발사 첫날에 인하대학교의 인하로샛(INHA-RoSAT)과 코스모웍스의 JACK-003, JACK-004,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에트리샛(ETRISat), 한국과학기술원의 케이히어로(K-HERO)등 5기가 최초 교신에 성공한 이후 나머지 위성들도 잇따라 신호를 보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우주 환경을 활용한 우주의학 분야다. 누리호에 탑재된 큐브 위성 '비천(BEE-1000)'은 지난 4일 밤 첫 신호가 잡혔다. 비천은 국내 최초의 우주 신약개발을 위한 위성이다. 비천을 제작한 스페이스린텍의 윤학순 대표는 "이번 교신 성공 이후 일주일 정도 시스템을 점검하면 이후 3주간 본격 우주실험을 한 후 위성은 소멸하게 된다"며 "내년 1월초 정도에는 실험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력이 약한 우주 환경에서 의약품을 만들 경우 고른 제형으로 만들 수 있고 제형을 변경하는 제조 여건도 수월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발사 이후 내년 누리호 5차 발사에서는 2배 크기의 위성 규모로 실험하고, 이후 2027년 2월에는 미국 스페이스X를 통해 열방어 시스템도 실험할 예정이다.
국산 전자부품의 우주 기술력 검증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큐브 위성 중 하나인 항우연의 E3T(EEE Tester-1)를 통해서다. E3T는 삼성전자의 DRAM과 NAND, KAIST(혼성신호 집적회로 연구실)의 ADC·DAC ASIC 등을 탑재했다. E3T는 향후 6~12개월간 탑재 부품의 시험 데이터를 지상으로 전송하며, 우주방사선과 온도 변화 등 극한 환경에 따른 탑재체의 성능 변화를 모니터링하게 된다.
국산 우주산업 기술 발전도 기대되고 있다. 누리호 주탑재위성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중형위성 표준 플랫폼의 국산화 기술을 안착시켰다. 앞으로 중형위성 표준 플랫폼의 글로벌 경쟁력과 국산화 기술을 활용해 향후 위성 수출 사업화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지구 환경 변화 관측도 보다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발사 첫날 첫 교신에 성공한 코스모웍스의 JACK-004는 위성 시스템 점검을 마치고 우주관측 임무를 수행 중이다. 김석중 코스모웍스 대표는 "우리 위성은 지구관측과 우주관측 2가지 업무를 수행하는데, 현재 지구 이미지 촬영을 시작해 분석하고 있다"며 "위성이 작동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촬영을 통해 우주에서의 자세 제어와 정밀한 지구관측을 수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민간 첫 상업발사 성공 관심
이 같은 우주 실험은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누리호 탑재 위성들은 추가 발사 일정을 준비 중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에트리샛 위성은 내년 2월 추가 발사를 앞두고 있고, 마지막으로 교신에 성공한 쿼터니언의 퍼샛 위성도 내년 3월 인도 발사에 이어 누리호 5차 발사를 준비 중이다.
케이히어로 위성을 발사한 KAIST(한국과학기술원)의 박재홍 박사는 "첫 교신에 성공한 이후 시스템 점검에만 짧게는 한달, 길게는 1년이 걸리기도 한다"며 "이후 위성이 본격 업무를 시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첫 교신 후 위성이 작동하는 한 최대한 많은 실험을 진행한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민간 발사 성과도 주목되고 있다. 오는 17일 이노스페이스는 '한빛-나노' 첫 상업 발사에 나선다. 국내 민간 첫 상업 발사체 '한빛-나노'는 높이 21.8m, 직경 1.4m의 2단형 우주 발사체로, 1단에 추력 25t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 1기, 2단에 추력 3t급 액체메탄 로켓엔진 1기를 장착한다. 지난달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 리허설을 마친 상태다.
앞서 나라스페이스의 기후 모니터링을 위한 광학위성 1호기인 경기샛-1(GYEONGGISat-1)도 지난달 29일 스페이스X 팰컨9 로켓에 실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재난·재해 감시와 도시 변화 탐지, 벼 재배지 작황 분석 등 정책 현장의 실질적 데이터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027년 발사되는 누리호 6차 발사에서는 공공 목적의 실험도 중점 시행된다. 국가정원, 습지 촬영 및 생태변화 분석이나 우주 사이버보안 위협 대응을 위한 국가용 사이버보안 기술 실험, AI 온보드 데이터 처리기술 확보와 자율 비행 알고리즘 검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국 산림 수종·식생·수분 상태 분석을 통한 재난 위험 조기 탐지와 심우주탐사도 이뤄진다.
박재성 우주청 우주수송부문장은 "누리호 6차 발사에 선정된 위성들은 재난·재해, 환경 감시, 국토 관리, 인력 양성 등 공익 증진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위성들"이라며 "우주청은 선정된 기관들과 긴밀하게 소통해 위성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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