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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막힌 '지식산업센터' 터질게 터졌다… 경매 2배 급증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8 18:22

수정 2025.12.08 18:21

잔금 못낸 계약자들 파산 내몰려
올 11월까지 법원경매 나온 물건
수도권 1348건… 1년새 104% ↑
시행사·시공사까지 유동성 위기
전문가 "실수요자엔 대출 열어야"
대출 막힌 '지식산업센터' 터질게 터졌다… 경매 2배 급증
지식산업센터(지산) 분양 계약자들이 잔금 대출 중단 등으로 파산에 내몰리면서 법원경매 물건이 폭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법원경매에 부쳐진 지식산업센터가 전년 대비 2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이 사실상 잔금 대출을 중단한 올 하반기부터 경매 물건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잔금을 못 낸 미 입주 물량이 다수 경매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수도권에서 경매로 나온 지산은 총 274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1348건 대비 무려 103.9% 증가한 규모다.

수도권 지산 법원경매 물건은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365건·344건에 불과했다. 2023년 609건에서 2024년 1348건으로 늘었고, 올해도 지난해 대비 2배 증가한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올해 하반기부터 지산 경매물건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8월 285건에서 9월에는 320건으로 300건을 돌파했다. 이후 10월 350건, 11월 396건 등으로 크게 늘어난 상태다.

시행사 관계자는 "금융권의 대출 옥죄기 강도가 하반기부터 더 세지면서 잔금을 제때 못 낸 계약자들이 늘고 있고, 경매 물건도 늘어나고 있다"며 "대출 옥죄기가 지속되고 있어 법원경매로 넘어가는 지산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물건은 늘어나고 있지만 매각률·매각가율·응찰자 수 등 각종 지표는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매각률은 2024년 25.80%에서 올해 1~11월 20.10%로 하락했다. 이 기간 매각가율은 65%에서 55%, 응찰자 수도 2.7명에서 2.4명으로 떨어졌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지산의 경우 과잉 공급, 경기 침체, 대출 중단 등으로 법원경매 물건이 쌓여가고 있다"고 했다.

위기에 직면한 것은 계약자들만이 아니다. 잔금 미납과 경매 등으로 시행사는 물론 시공사들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한 시공사 관계자는 "수도권의 경우 지산 등 비 주거 미분양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더 늦기 전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실수요자들에 대해서는 대출 문호를 열어주는 것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 중인 주거용 전환도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정부는 공실 상가·업무시설 등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대한주택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지산은 교통망이 우수한 입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주거용 전환 허용 및 설계변경 요건 완화, 비용 납부시 추가 주차장 설치 면제, 안목치수 적용 면제 등의 지원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