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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다시 초격차' 북콘서트
경영은 사람을 핸들링하는 기술
회사 의미·흥미·재미+보상 중요
4개 중 하나만 없어도 인재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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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중 하나만 없어도 인재 떠나
"좋은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가정에서 좋은 아버지냐'고 되묻는다.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게 조직관리의 첫 번째고, 희생하는 리더가 돼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서울 오키드룸에서 열린 북콘서트 '다시 초격차'에서 '좋은 리더'의 조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권 전 회장은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사업을 글로벌 1위로 도약시킨 반도체 신화의 주역이자, 성공한 리더다. 이날 사회를 본 오종남 서울대 명예교수(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는 권 전 회장을 두고 "상무 때부터 적자 사업을 맡아 일곱번 연속 적자 사업부문을 흑자전환에 성공시킨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권 전 회장은 "진짜 리더는 자기 임기 안에 성과를 끌어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열매를 보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사람"이라며 "그런 리더가 있을 때 구성원들은 이 사람이 우리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느끼고, 마음으로 따라오며 공감을 보낸다"고 조언했다.
■"경영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
권 전 회장이 수십년간의 경영 경험을 통해 내린 결론은 바로 '리더십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메시지였다. 그는 경영은 결국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라고 봤다. 권 전 회장은 "여러 거래를 하면서,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했다는 게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 제가 재탄생했다고 생각한다"며 "처음으로 경영이라는 것은 사실은 사람을 핸들링하는 기술이라는 것을 깨우쳤다"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조직이 유지되기 위해선 '좋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리더는 본인의 공을 챙기기 전에 희생하고, 구성원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며 "그런 리더가 있을 때 조직은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좋은 인재 위한 "세 가지 미" 강조
최근 주요 기업 리더들이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인력 미스매치다. 그는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력과 학교에서 양성하는 인력이 미스매치가 나고 있다"며 "인공지능(AI) 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전공하는 학생은 적고, 취직이 잘 안 되는 학과는 그대로 유지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융복합과 등 (현실과 맞는) 다양한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며 "남이 안 하는 생각을 하려면 대학에서도, 기업에서도 모범생을 만드는 교육에서 벗어나 창조하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좋은 인재를 독려하기 위해 기업들이 '명확하고 단순한 메시지'로 구성원들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그는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의 경영철학 '사업보국(事業報國)'을 예시로 들며 "'회사에서 구성원들을 책임져줄 것이고 여러분들이 열심히 일하면, 나라도 같이 좋아질 것'이라는 마음에 감동한 삼성 입사자들은 밤낮으로 일했고, 지금의 삼성을 만들었다"며 "그런 식의 단순하지만 클리어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권 전 회장은 인재를 잡을 수 있는 세 가지 미(味)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사람이 회사에 다니는 이유는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내가 이 회사에 존재하는 의미, 일을 하면서 느끼는 흥미,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 세 가지 요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권 전 회장은 "결국 마지막에는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세 가지 미와 보상이 주어지면 인재는 떠나지 않지만, 네 가지 중 하나만 결여돼도 인재는 떠난다"고 경고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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