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저문다 (上)]
코로나 기점 매출·수익성 떨어져
올해 3사 매출 20조 턱걸이 할듯
새벽배송 앞세운 이커머스 대세
경쟁자 창고형 할인마트도 성장
대형마트 '미래 성장동력' 절실
대형마트는 신선식품 등 본업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온라인과 코스트코 등 창고형 할인마트로 돌아선 소비자의 발길을 근본적으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에 유통산업의 중추였던 대형마트의 성장한계 현주소와 해법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유통핵심'대형마트, 적자사업으로
8일 산업통상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 매출액은 16조996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7조5045억원) 대비 5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대형마트 3사의 합산 매출액이 20조원을 겨우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1~12월 매출을 지난해 수준으로 가정하면 올해 대형마트 매출액은 20조5000억원가량이다.
대형마트는 코로나 이전만 해도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2021년부터 그 자리를 백화점과 편의점에 내줬다. 2019년 25조원에 달했던 대형마트 3사 매출액은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감소해 지난해 21조3000억원대까지 쪼그라들었다. 반면 백화점과 편의점은 2022년부터 각각 매년 1조원 안팎의 성장을 기록하면서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매출 50조원대를 기록하던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90조원을 넘으며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대형마트는 매출이 떨어지면서 수익성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대형마트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2~2023년 2년 연속 수백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2000억원이 넘으며 적자 폭이 커졌다. 홈플러스가 매년 수천억원 적자를 기록한 게 컸다. 할인점 기준 이마트 영업이익은 2021년 1876억원에서 매년 감소해 지난해에는 19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 660억원에서 올해는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7억원에 그쳤다.
이커머스에 신선식품까지 위협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도 마트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삼겹살 등 대표 품목을 놓고 벌이던 가격경쟁도 예전만큼 치열하지 않다. 쿠팡, 마켓컬리 등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다 보니 마트를 찾는 번거로움을 피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공식품 위주로 팔던 편의점마저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드는 추세다.
지난 1일 저녁 시간대에 찾은 서울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은 일부 할인코너 외에는 손님이 눈에 띄지 않았다. 10분 타임세일을 진행 중인 '자연산 통낚지볶음' 코너에서 만난 40대 이서연씨는 "마트에서도 큰 폭으로 할인하는 품목만 사게 되고, 마트에 올 때마다 물가가 높아지는 게 체감돼 선뜻 손이 나가지 않는다"며 "살수록 포인트를 많이 주는 정책을 펴는 새벽배송 서비스 업체가 늘고 있어 마트에 오는 횟수는 더 줄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에서 만난 50대 최모씨는 "고기, 채소는 직접 보고 사는 게 아직은 마음이 편하다"면서도 "카카오 '톡딜'이나 토스쇼핑에서 대용량 과일이나 닭갈비 등 식재료를 사보니 편해서 마트 방문은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 새벽배송의 강력한 편리함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기피현상이 커질 수밖에 없다. 쿠팡, 컬리 등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성을 확인한 업체들은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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