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이창훈 기자】오세훈 서울시장이 "(부동산 공급 부지를 두고) 국토부가 제시한 부지 중에 한 절반 정도는 의견을 함께 하면서 논의가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부지에 대해서 하나하나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오 시장은 "서울에 공급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부지가 등장하기는 어렵다"며 "부동산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공급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앙정부도 (공급을 용이하게 하는) 그런 종류의 건의사항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인 검토를 하고 계신 걸로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위축된 재건축·재개발 사업과 주택공급 현안 전반에 대해 국토부에 규제 완화 등의 건의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최근 기공식을 마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해서는 큰 폭으로 공급이 늘어나기는 어렵다고 봤다. 특히 국토부가 지난 5일 철도공사가 소유한 용산정비창 개발 용지도 대통령의 매각 중단 대상에 포함된다고 발표하며 사업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 시장은 "예를 들어서 갑자기 공급의 필요성이 생겨서 만 가구 이상 공급하겠다 이렇게 되면 사업 추진 기간이 대폭 늘어난다"며 "각종 기초 인프라가 늘어나야 되기 때문에 밑그림을 새로 그려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히려 공급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현 정부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것"이라며 "기초 인프라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는 선에서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는 한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놓고 깊이 있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순방 중 벤치마크 아이디어로는 '카프리 모닝' 사업을 꼽았다. 특정 요일 시간대 차량을 통제하고 도로를 보행자에게 개방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지 말레이시아 동문회 행사에서도 '카프리 모닝'을 언급하며 시범 도입을 시사했다.
다만 오 시장은 "오전 7~9시로 시간을 정해놓고 차선을 반 정도는 열어둘 것"이라며 "교통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봄이 되면 시범 사업 형태로 일단 시민들의 반응을 좀 볼 것"이라며 "25개 자치구에 체력 인증 센터도 야외 팝업 방식으로 서울 곳곳에 개방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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