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120억달러(약 17조6300억원)를 풀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행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 행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충격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농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곧 120억달러 지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지원 패키지는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이 농민들과 갖기로 한 라운드테이블 자리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지원 패키지는 행정부 내에서 수개월간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원 패키지 120억달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10억달러는 이른바 ‘농민 가교 지원 프로그램(Farmer Bridge Assistance Program)’을 통해 지원되는 일회성 자금이다.
나머지 10억달러는 FBAP에 포함되지 않는 농산물들을 지원하는 데 투입된다.
이번 대규모 농민 지원은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올해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한 미 대두 경작농에게 ‘가뭄 속 단비’가 될 전망이다. 농민들은 이번에 긴급 지원되는 자금으로 부채도 일부 갚고, 내년 경작 비용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 농민들은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농작물 가격이 이번 가을 역대 최대 작황 속에 낮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올 상반기 미 농가 파산은 전년동기 대비 약 60% 폭증했다.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가 주된 배경 가운데 하나였다. 트럼프가 엄청난 관세를 매기자 중국은 그 보복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했다. 중국은 연간 미국산 대두 2900만t을 수입하고 있지만 지난 10월 부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 올해 수입을 아예 중단했다. 중국은 막대한 양돈 산업에 필요한 사료를 수입하는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이다.
미국은 대두 수확량의 약 절반을 매년 수출하며 이 가운데 25%가 중국으로 간다. 나머지는 식용유, 바이오 연료, 사료 등으로 가공된다.
바닥을 기던 대두 가격은 중국이 올해 1200만t, 내년부터 3년 동안 매년 2500만t을 수입하기로 약속했다는 트럼프 행정부 발표 뒤 부셸당 9달러 수준에서 11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그러나 중국이 올해 약속한 규모의 약 20%만을 수입하는 데 그치자 대두 가격은 다시 내려가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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