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95)의 버크셔해서웨이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 ‘버핏 이후’ 구도에 큰 차질이 생겼다.
버크셔는 8일(현지시간) 산하 자동차 보험사인 가이코 최고경영자(CEO) 토드 콤스(54)가 퇴사해 JP모건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밝혔다.
콤스는 버핏이 내년에 그레그 에이블에게 버크셔 CEO 자리를 물려주면 2830억달러(약 415조원)에 이르는 버크셔의 막대한 투자 포트폴리오 관리를 책임질 인물로 내정돼 있었다.
콤스는 테드 웨슬러와 함께 버핏의 ‘가치투자’ 원칙을 이어받아 투자 포트폴리오를 일관되게 유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자산 기준 미 최대 은행인 JP모건이 1조1000억달러짜리 신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그를 낚아챘다.
콤스는 JP모건이 신설하는 100억달러 규모의 전략투자그룹(SIG)을 이끌게 된다. SIG는 국가 안보에 중요한 방산, 항공, 보건, 에너지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담당한다.
JP모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 우선주의 정책을 강화하고, 공급망을 재편하자 안보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보고 새로 사업 부문을 아예 따로 만들었다.
버크셔에서 JP모건으로 옮긴 콤스는 앞으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에게 직보하게 된다. 콤스는 지난 9년 동안 JP모건 이사로도 있었던 터라 JP모건이 낯설지는 않다.
다이먼 CEO는 콤스를 “내가 알고 있는 가장 위대한 투자자이자 리더 가운데 한 명”이라고 추어올렸다.
버핏도 아쉬워했다.
버핏은 콤스가 “JP모건에서 흥미롭고 중요한 직책을 맡아 사직했다”면서 “JP모건은 늘 그렇듯 이번에도 훌륭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버핏은 2010년 콤스를 버크셔로 불러들였다. 고령인 버핏이 후계자를 찾는 과정에서 그를 영입했다.
콤스는 버핏을 이어 버크셔의 차기 최고투자책임자(CIO)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버핏의 투자 2인자 역할을 하면서 웨슬러와 함께 2830억달러에 이르는 버크셔 투자 포트폴리오를 감독해왔다.
그러나 콤스가 이탈하면서 현재 버핏이 맡고 있는 버크셔 CIO 자리가 누구에게 갈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한편 버크셔는 가이코 최고운영책임자(COO) 낸시 피어스를 콤스의 가이코 CEO 후임으로 지명했다.
아울러 버크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크 햄버그가 버크셔 오는 2027년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햄버그 후임은 버크셔 에너지 부문 CFO인 찰스 창이 맡게 된다.
버핏은 내년에 버크셔 CEO 자리를 그레그 에이블에게 물려준다. 다만 회장 자리는 계속 지킨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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