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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에 142조 전액 현금 '적대적 인수 제안' 맞불

뉴스1

입력 2025.12.09 05:53

수정 2025.12.09 05:53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파라마운트가 CNN을 소유한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를 위해 전액 현금 공개 매수를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한다는 합의에 파라마운트가 다시 적대적 인수 제안(Hostile Offer)을 하면서 경쟁이 격화됐다.

8일(현지시간) 파라마운트의 데이비드 엘리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제안이 넷플릭스가 지난주 발표한 인수 합의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라고 밝혔다. 엘리슨은 이번 인수가 9월에 시작된 입찰 전쟁 이후 회사가 제출한 여섯 번째 제안이라고 언급했다.

파라마운트는 WBD 전체에 대해 1084억 달러(약 142조 원)의 기업 가치를 제시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WBD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에 대해 제시한 830억 달러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파라마운트의 제안은 주당 30달러의 전액 현금 조건으로, 넷플릭스의 주당 27.75달러(현금과 주식 혼합) 제안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파라마운트의 이번 적대적 인수 제안은 CNN, TNT, TBS, 디스커버리 등 WBD의 케이블 채널까지 모두 인수 대상에 포함했다. 반면, 넷플릭스의 제안은 케이블 채널을 제외한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부문(HBO Max 등)만을 대상으로 했다.

이번 인수전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정치적 관계가 얽혀 있다. 파라마운트 CEO 데이비드 엘리슨은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의 아들이며 아버지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설립한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 역시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부펀드와 함께 파라마운트의 인수 자금 조달에 참여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넷플릭스의 인수가 시장 점유율 집중 문제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고 공정 경쟁 심사 결정에 자신이 "관여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시사한 바 있었다. 파라마운트는 넷플릭스 거래가 규제 당국의 장기간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거래가 규제 측면에서 더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파라마운트는 합병이 60억 달러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것이며, 창작 산업에 민감한 극장 개봉(Theatrical releases)을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의 극장 개봉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부 할리우드 관계자들로부터 부정적인 시각을 받고 있었다.

아마켓의 로스 베네스 애널리스트는 "WBD 인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 싸움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WBD 주가는 7% 이상 급등했으며, 넷플릭스 주가는 3% 이상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