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국내 100대 그룹의 총수 일가 경영인들은 임원 승진 이후 회장에 오르기까지 평균 17.9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세보다 3세, 4세대로 갈수록 임원 진입 연령이 낮아지고 승진 속도도 빨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9일 국내 자산 순위 100대 그룹 가운데 오너가 있는 66개 대기업집단의 재임 중인 총수 일가 임원 233명의 이력을 추적 조사한 결과 이같이 분석됐다고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2세들은 임원에서 회장까지 평균 18.4년이 걸린 반면 3세는 17.9년, 4세는 12.1년으로 세대가 내려갈수록 회장 승진까지의 기간이 짧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직 중인 총수 일가 임원들은 평균 29.4세에 입사해 5.2년 후인 34.6세에 임원이 되고, 이후 8.1년 뒤인 42.7세에 사장, 다시 7.9년 후인 50.6세에 회장에 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 일가의 입사 시점(2세대 평균 28.2세, 3·4세대 29.2세)은 세대가 내려갈수록 늦어지는 반면, 초임 임원으로 승진하는 속도는 2세대(33.6세)보다 3·4세대(34.4세)에서 더 빨라지는 추세다.
다만 임원에서 사장·부회장으로 올라가는 구간에서는 2세대가 임원 이후 평균 6.3년 뒤인 39.9세에 사장이 된 반면, 3세들은 9.2년이 걸려 43.2세, 4세들은 8.7년을 거친 44.2세로 양상이 달라졌다.
회장 승진 연령만 놓고 보면 다시 세대가 내려갈수록 낮아졌다. 2세대의 회장 승진 평균 나이는 52.6세, 3세대는 49.1세였고, 4세대는 46세다.
2세 회장들 중 입사에서 회장까지 승진이 가장 빨랐던 인물은 신창재(72) 교보생명 회장으로, 43세에 입사해 45세에 회장이 되며 1.9년으로 그 기간이 가장 짧았다. 이어 김승연(73) 한화그룹 회장이 25세 입사 후 3.8년 만인 29세에 회장이 됐다.
3세 회장들 가운데서는 정지선(53)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5세에 입사해 10.9년 만인 35세 회장이 돼 가장 빨랐다.
현직 회장들 중 입사에서 회장까지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이는 신동원(67) 농심그룹 회장으로, 21세에 입사해 42.2년 뒤인 63세에 회장이 됐다.
5대 그룹을 보면 선대 회장의 갑작스런 유고로 승계한 최태원 SK그룹 회장(7.6년)과 구광모(47) LG그룹 회장(12년)을 제외하면 대부분 20년 이상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용(57) 삼성전자 회장은 23세에 입사해 54세 회장이 되기까지 31.3년이 걸렸으며, 정의선(55)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24세 입사 후 27년 만인 50세에, 신동빈(70) 롯데그룹 회장은 33세에 입사해 23.2년 뒤인 56세에 회장이 됐다.
한편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일가 233명 중 여성 오너일가는 59명(25.3%)으로 집계됐다. 여성 회장은 이명희(82)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정유경(53) 신세계 회장, 장영신(89) 애경그룹 회장, 구혜원(66) 푸른그룹 회장 등을 포함해 총 4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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