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뉴스1) 김종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도심 복합터널 'SMART'(스마트)를 찾았다. 도심 홍수 저감과 도로 교통 기능으로 연간 800억 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현지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해서다.
SMART 복합터널 4단계 운영…교통 정체·홍수 저감 효과
9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복합터널 SMART(스마트)를 시찰했다.
SMART는 방수로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의 두 가지 기능을 갖춘 터널(Stormwater Management And Road Tunnel)이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비가 오면 수시로 넘쳤던 강 범람을 막고 시내 교통 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2007년 6120억 원을 투자해 SMART를 건설했다.
SMART는 총 4단계로 운영된다. 1단계에 정상 운행하다가 2단계로 상향되면 도로를 정상 운행하지만 하부 빗물 터널에만 물을 담기 시작한다. 3단계로 변경될 경우 차량 통행을 통제한다. 4단계가 되면 도로와 빗물 터널 전체를 수로로 활용한다.
말레이시아는 SMART 건설 이후 2007년 이후 2022년까지 15년 동안 총 115회를 배수 목적으로 사용했다. 교통혼잡과 홍수 저감으로 연 800억 원 이상 경제적 효과를 얻을 것으로 추산된다.
SMART 현장 관계자는 "SMART 목적은 잦은 홍수와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스마트 터널 프로젝트 이후 홍수 피해가 많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 시장은 현장 관계자의 브리핑 이후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터널 내 CCTV 등 전자기기의 재사용 여부였다. 우천 시 기기들이 물에 젖을 경우 고장 혹은 오작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MART 현장 관계자는 "방수 제품을 사용하고 실질적 피해를 모두 확인한다"며 "운전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이른 시간 안에 교체 혹은 수리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강남역·광화문·도림천 빗물배수터널 추진
서울시는 2020년 완공한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에 이어 현재 시내 3곳에 빗물배수터널을 조성 중이다. 지하 40~50m 아래 수로를 조성해 집중호우 시 도심지 침수를 막기 위해 빗물을 일시 보관했다가 방류하는 일종의 물탱크 기능을 맡게 된다.
실제 과거 상습 침수 구역이었던 양천·강서구 일대는 신월 빗물 터널 조성 이후 큰 효과를 얻었다. 터널 조성 이후 5년간 33회·총 104만 톤을 저류해 단 한 건의 침수를 겪지 않았다.
서울시는 2030년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일대에 빗물배수터널이 준공되면 총 4곳에서 132만 8000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게 된다.
오 시장은 "서울에서 3곳의 터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며 "말레이시아처럼 비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오는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수~과천 복합터널'은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 터널(연장 5.61km, 왕복 4차로) 하부에 조성된다. 폭우 시 빗물을 최대 42만 4000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방수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추후 사당과 이수 일대 침수를 막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오 시장은 "일부 전문가들이 격렬하게 반대해서 많이 늦어졌다"며 "이수∼과천 과천 터널이 완성되면 사당역 주변 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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