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투수 4관왕'과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한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가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한국 생활을 마무리한다. 관심은 역대 외국인 MVP 중 최다 득표율을 경신할지에 쏠린다.
2025 신한 SOL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9일 오후 5시40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다.
투수와 포수, 지명타자,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 외야수(3명) 등 총 10개 부문에 걸쳐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황금 장갑'이 수여된다.
미디어 관계자의 투표로 수상자가 정해지는데, '1강'이 뚜렷한 일부 포지션은 득표율에 눈길이 간다.
다승(17승), 평균자책점(1.89), 탈삼진(252개), 승률(0.944) 부문 1위로 압도적 성적을 거둔 폰세는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을 예약했다.
폰세가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2006년 류현진 이후 19년 만에 한화 소속 투수가 이 상을 받게 된다.
폰세는 외국인 투수 최초로 투수 4관왕에 올랐으며 개막 후 17연승,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등 수많은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진행한 KBO 시상식에서도 폰세는 총 유효 투표수 125표 중 96표를 받아 MVP를 차지한 바 있다.
MVP 후보 중 폰세 외 투수 득표자는 드류 앤더슨(SSG 랜더스)과 아리엘 후라도(삼성 라이온즈), 라일리 톰슨(NC 다이노스) 등 3명이었으나 모두 1표에 그쳤다.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투표에서도 폰세가 압도적 지지를 받을 거라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데, 역대 최다 득표율을 경신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골든글러브 역대 최다 득표율은 2020년 골든글러브 포수 부문 수상자인 양의지(당시 NC·현 두산 베어스)가 기록한 99.4%였다. 총 유효 투표수 342표 중 무려 340표를 받았다.
이번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후보는 폰세 포함 33명이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 최다 인원인데, 투수 후보 기준이 규정이닝(144이닝), 10승, 30세이브, 30홀드 중 한 가지 충족으로 폭넓기 때문이다.
일부 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게 최대한 많은 표를 끌어모아야 하는 폰세에게 불리할 수 있다.
폰세가 현실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록은 외국인 선수 MVP의 골든글러브 최다 득표율 경신이다.
이 기록은 2023년 '투수 3관왕'(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과 MVP를 받았던 에릭 페디(당시 NC)가 작성한 91.8%(총 291표 중 267표 획득)다.
2016년 MVP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는 득표율 91%로 골든글러브 투수 부문 주인공이 됐다. 또한 2020년 MVP 멜 로하스 주니어(당시 KT)는 득표율 90.4%를 기록하며 외야수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됐다.
지금껏 외국인 선수 MVP가 골든글러브 득표율 90%대를 기록한 건 페디와 니퍼트, 로하스 등 세 명뿐이다.
2007년 MVP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가 80.6%, 2019년 MVP 조시 린드블럼(당시 두산)이 77.2%, 2021년 MVP 아리엘 미란다(당시 두산)가 76%, 2015년 MVP 에릭 테임즈(당시 NC)가 63%의 지지를 받아 골든글러브 트로피를 들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최초로 MVP를 받았던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는 골든글러브 1루수 부문 득표율 40.2%에 그쳐 132표(득표율 53.7%)를 받은 이승엽(당시 삼성)에게 밀렸다.
수비율로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결정했던 프로야구 원년(1982년)을 제외하고 MVP가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한 유일한 사례였다.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MVP가 상을 받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하진 않을 터다. 폰세가 2025시즌 KBO리그를 평정한 데다 페디보다 더 압도적인 성적을 낸 만큼 득표율 91.8%를 넘어설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골든글러브는 폰세가 한화 소속으로 받는 마지막 상이다. 그는 최근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고,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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