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1년 동안 北 주재 러시아 대사 역임했던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사망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아, 지난달 마지막으로 러시아 방문
최근 북러 관계 강화에 기여, 부산 근무 경험도 있는 한국 전문가
후임 인선 알려지지 않아...북러 외교 차질 가능성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아, 지난달 마지막으로 러시아 방문
최근 북러 관계 강화에 기여, 부산 근무 경험도 있는 한국 전문가
후임 인선 알려지지 않아...북러 외교 차질 가능성
[파이낸셜뉴스] 약 11년 동안 북한에 주재하며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70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직 대사의 갑작스러운 사망과 관련해 따로 사인을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외무부는 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조선 러시아 연방 특명전권대사가 지난 6일 별세했음을 깊은 애도를 담아 알린다"고 전했다.
외무부는 마체고라가 "양국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수립과 심화에 크게 기여한 뛰어난 러시아 외교관이자 애국자"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가 러시아와 북한 관계를 전례 없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귀중한 기여를 했다며 "여러 방면에서 진행된 집중 작업의 최전선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외무부는 마체고라의 사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무부는 마체고라가 지난달 21일 70번째 생일을 맞아 동료들의 축하를 받았으며, 지난달 말에는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를 잠시 방문해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주북러시아대사관 소셜미디어(텔레그램)에는 마체고라 동정 관련 마지막 게시물이 지난 2일 게재됐다. 마체고라가 지난달 말 러시아·북한 간 무역경제 및 과학기술협력위원회를 계기로 모스크바에 머무는 동안 모스크바의 한 대학교를 방문해 한국 관련 전공 학생과 만났다는 내용이다.
마체고라는 1955년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인 오데사에서 태어났다. 1978년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에서 국제경제관계학을 수학한 뒤, 통역관과 북한 주재 소련 우호협회 대표 등을 지냈다. 그는 1999~2003년 주북 러시아 대사관 1등 서기관으로 근무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주부산 러시아 영사대리로 활동한 바 있다. 한국어에 능통하며, 러시아 외무부에서 동아시아 및 북한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체고라는 2005~2006년 외무부 제1아시아국 한국과 과장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5년간 주북 러시아 대사관 차석 대사를 지내다, 2011~2014년 외무부 제1아시아국 부국장을 지냈다. 그는 2014년 12월에 주북 러시아대사로 임명됐다.
마체고라는 대사 부임 초기인 2015년 11월 북한 당국으로부터 '북러간 우호 협력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친선훈장 제1급을 받았고, 러시아 정부로부터는 2018년 우정 훈장, 2024년 알렉산드르 넵스키 훈장을 받았다. 그는 임기 중에 한미 군사훈련을 비판하거나 소셜미디어에 북한 생활이 담긴 사진 및 영상을 올리는 등 북한에 우호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마체고라는 지난 5월 러시아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전승절) 80주년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 뺨 뽀뽀를 나누는 등 친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마체고라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지난해부터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들어선 북한과 러시아의 외교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현재 양국 사이에는 김정은의 러시아 답방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러시아는 마체고라의 후임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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