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쿠팡 개인정보 유출, 美서 집단소송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07:20

수정 2025.12.09 07:20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한국 로펌의 미국 법인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쿠팡 미국 본사를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추진한다.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현지 법인인 미국 로펌 SJKP는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 모기업인 쿠팡 아이앤씨(Coupang, Inc.)를 상대로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 소비자 집단소송을 공식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쿠팡 아이앤씨는 쿠팡 한국법인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다.

SJKP는 한국과 별개로 미국 사법제도를 활용해 쿠팡 본사의 지배구조 실패, 공시 의무 위반, 보안 투자 등 위험관리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연방법 위반 책임을 묻겠다는 계획이다. 김국일 대륜 경영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쿠팡 본사는 미국 델라웨어주에 등록돼 있고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라며 “미국 사법 시스템의 강력한 칼날로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배상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3,370만 명의 소비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합당한 피해 보상을 위해서는 미국에서 소송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SJKP는 미국 사법 체계에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 제도를 활용하면 서버와 담당자가 한국에 있더라도 미국 본사가 한국 자회사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한, 미국 법원이 관련 자료 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의 전말을 규명할 핵심 내부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한국 소송에 참여한 약 200여 명이 미국 소송에도 참여하고 있다. SJKP는 소송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추가 소송인이 확보되는 대로 가급적 연내 미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SJKP는 과거 미국 내에서 발생한 T모바일(통신), 캐피털원(금융), 페이스북 등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최대 수천억 원 규모의 합의금 사례를 공유했다.

T모바일은 2021년 전·현 고객 및 잠재 고객 7,660만 명 이상의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되자 소비자들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합의금으로 3억5,000만 달러(약 5,100억 원)를 지출했다. 이와 별개로 사내 보안시스템 강화에 최소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법원에 약속했다.

소송 실무를 맡은 손동후 SJKP 변호사는 “원고 적격성 판단에서 국적은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과거 버라이즌 관련 소송 등에서도 외국 국적 피해자가 소송에 참여한 사례가 있다”며 “미국 델라웨어에 본사를 둔 미국 기업 쿠팡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직접적 손해를 끼쳤다는 점을 입증하고, 이를 법원이 인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국일 대륜 대표가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사무소에서 쿠팡 집단소송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국일 대륜 대표가 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사무소에서 쿠팡 집단소송과 관련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