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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힘든가" 치솟는 월세에, 빚만 늘었다...더 가난해진 30대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08:37

수정 2025.12.09 08:37

지난해 전 연령대 중 30대만 자산 감소 '유일'
서울 무주택 30대가 가장 많아.. 주거비 부담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경제 활동의 주축으로 꼽히는 30대가 모든 연령대 가운데 유일하게 순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고용시장 한파 영향으로 풀이된다.

모든 연령대 부채 늘었지만, 순자산도 늘어.. 30대만 감소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0대 가구의 자산액은 3억5958만원으로 전년 대비 0.6% 감소했다. 전체 연령대 중 자산이 감소한 것은 30대가 유일하다.

지난해 전체 평균 자산은 5억6678만원으로 4.9% 증가했으며 29세 이하(1억 5500만원, 3.9%), 40대(6억 2714만원, 7.7%), 50대(6억 6205만원, 7.7%), 60세 이상(6억 95만원, 3.2%) 등 30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는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30대는 전년도 경상소득이 2.6% 늘었지만, 금융자산(-0.5%)과 실물자산(-0.7%)이 모두 감소했고, 저축액도 6989만원으로 전년보다 1.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는 평균 부채도 1억898만원 늘어 순자산(자산-부채) 2억 506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해 전체 평균 부채가 9534만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음에도, 다른 연령대는 순자산이 모두 증가했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전체 평균 16.8%로 소폭 개선됐다. 그러나 30대는 30.3%로 0.5%포인트(p) 상승했고 40대도 22.8%로 0.3%p 오르는데 그쳤다. 50대는 16.7%, 60세 이상은 10.8%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월세보증금 오르고, 일자리는 줄어...30대 직격탄

30대 순자산 감소와 재무건전성 악화는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전월세보증금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분석이다. 30대는 본격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내 집 마련에 나설 연령대인 만큼, 주거비용이 급등하자 직격탄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뉴스1에 “부동산 가격 급등과 전월세보증금 부담, 투자 붐이 겹치며 30대 순자산이 감소했다”며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있어 30대 자산 감소 여파가 앞으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거주 30대(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는 52만 7729가구로 전년보다 1만 7215가구 증가해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5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연령과 비교해도 서울 30대 무주택 가구 규모가 가장 컸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30대 부채는 담보대출 증가 영향"이라며 "금융자산과 실물자산이 모두 감소한 상황에서 부채 증가가 순자산 감소로 이어졌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전월세보증금 부담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악화 역시 30대 자산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0월 기준 30대 쉬었음 인구는 33만 4000명으로 전년 대비 2만 4000명(7.7%) 증가하며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30대 실업자는 15만 4000명으로 2만 5000명(19.5%) 늘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