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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운용 인수 우협에 '외국계 PE' 힐하우스 선정 [fn마켓워치]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09:58

수정 2025.12.0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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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조원 베팅' 쩐의 전쟁 승부수...대주주 적격 심사 남아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최대 부동산인 이지스운용 인수전 우선협상대상자에 일각의 예상을 깨고 외국계 사모펀드(PEF)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됐다. 인수전 초반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등 국내 굴지의 대형 보험사들이 유력 후보로 급부상 했었으나 결국 1조원 넘게 베팅한 힐하우스가 이지스운용을 품에 안을 전망이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해외 PEF 운용사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힐하우스가 인수가를 9000억원대 중반에서 1조1000억원가량으로 올려 제시하면서 경쟁자인 한화생명, 흥국생명을 따돌려서다. 이번 입찰은 본입찰 참여 인수 후보자들이 추가로 가격을 올리는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진행됐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에는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남아 있다. 잔금 지급 등 거래가 최종 종결되면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상 은행·자산운용사·증권사 등 금융사는 최대주주 또는 주요주주가 바뀔 때(지분 인수, 경영권 변경 등) 반드시 대주주 변경승인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일각에선 힐하우스의 창업자가 중국계인 까닭에 대주주 적격이 힘들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지만 IB업계에선 이같은 의견이 과도하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힐하우스는 지난 2005년 미국 예일대 기금(Endowment)으로부터 시드 자금을 지원받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다.

창업자인 중국계 싱가포르 사업가 장 레이 회장은 예일대 경영대학원 출신으로, 예일대 투자청(CIO) 데이비드 스웬슨으로부터 2000만 달러의 초기 자금을 단독 출자받았다. 현재 힐하우스의 출자자(LP)들로는 미주, 아시아, 유럽, 중동 전역의 대학 기금, 재단, 국부펀드 및 패밀리 오피스 등 각국 기관투자자가 포진돼 있다. 외부 자본의 90% 이상이 미주, 동남아시아 및 중동 지역 국부펀드와 연기금 등이다.

전체 운용자산(AUM)은 56조원으로 현재도 장 레이가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맡고 있다. 본사 소재지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홍콩·영국·미국 등 5곳에 투자 조직을 두고 있으며 전 세계 30여 개국, 500여 개 포트폴리오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미 힐하우스가 국내에서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컬리, 크래프톤, SK온, SK에코프라임 등 굵직한 딜에 투자해온 만큼 이번 이지스운용 대주주 적격 심사에 큰 결격은 없어 보인다”라며 “힐하우스의 대주주가 입성할 경우 이지스자산운용이 아시아·태평양에서 물류, 데이터센터, 리빙 등 신규 사업을 성장하는 데 기반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