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허락한 H200, 기존 中 수출된 H20比 성능 높아
中 내 기업 수요 높아지면, HBM 수요로도 이어져
삼성·SK HBM 전 세계 점유율 약 80%로 수혜
HBM3E 캐파 확보, HBM4에도 그대로 집중할 듯
中 내 기업 수요 높아지면, HBM 수요로도 이어져
삼성·SK HBM 전 세계 점유율 약 80%로 수혜
HBM3E 캐파 확보, HBM4에도 그대로 집중할 듯
[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 'H200' 중국 수출을 허용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사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H200 한 개에는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6개가 탑재되는 만큼, HBM 추가 수요도 발생할 것이란 기대감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내 메모리사들이 HBM3E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하는 동시에,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HBM4(6세대) 양산 준비에도 속도를 붙이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H200 공급 수출 허용에 삼성·SK도 '호재'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중국 판매 승인을 받는 엔비디아의 H200은 지난 2023년 출시된 AI 반도체로, 기존 중국에 수출됐던 H20 반도체보다는 추론 성능이 2배, AI 학습 연산에서는 6배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2022년 대중 수출 규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에 판매되는 가장 최첨단 AI 칩인 것으로 파악된다.
최신 세대인 '블랙웰’과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루빈'은 이번 수출 허용 범위에서 제외됐지만, 업계에서는 H200만으로도 중국 내 AI 인프라 투자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 내 클라우드 기업들이 가능한 더 빠르고 많은 AI 연산 능력을 실현하기 위해 최신 칩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H200에는 HBM3E 제품이 6개가 들어가기 때문에 'HBM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이와 맞물려 한국산 HBM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 실제 H200에 탑재된 HBM3E 제품은 SK하이닉스가 주력으로 공급해왔고 삼성전자도 최근 퀄테스트(품질검증)에 통과하고 엔비디아 공급망에 합류한 상태다.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H20보다 최신인 GPU 공급이 중국에서 허용됐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현재 HBM3E 생산 능력은 이미 최고치인 상태이기 때문에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면 이익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미국 규제가 언제든 다시 바뀔 수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이번 조치도 국내 메모리사보단 엔비디아가 재고 처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에 직접적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HBM은 중국이 빠르게 대체하기 어려운 분야라 HBM 수요가 늘면, 국내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선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HBM3E 풀가동·HBM4 조기 선점전 동시에
이처럼 양사 모두 HBM3E 생산을 풀가동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도, 내년을 위한 HBM4 사업에 무게 중심을 실어가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H200 수요 확대에 대응해 HBM3E 생산라인을 최대치로 돌리면서 차세대 GPU '루빈' 탑재를 앞둔 HBM4의 조기 공급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10나노급 6세대(1c) D램 생산 비중을 크게 늘리며 HBM4 생산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HBM4가 1c 공정을 기반으로 설계된 만큼 공급 여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엔비디아에 전달된 HBM4 샘플이 11Gbps(초당 11기가비트) 이상의 속도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에서도 자신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 역시 올해 업계 최초로 HBM4 12단 샘플을 고객사에 전달한 데 이어, 양산 체제 돌입을 선언하며 격차 벌리기에 나서고 있다. 기술 스펙과 동작 속도 측면에서 양사 모두 고객사 요구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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