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H라인·포스코인터 잇달아 도입 또는 공급
황지현 교수 "배출량 절감·공급 등 현실적 대안"
HMM "선대 투자계획 불확실성·자산 좌초 리스크 여전해"
황지현 교수 "배출량 절감·공급 등 현실적 대안"
HMM "선대 투자계획 불확실성·자산 좌초 리스크 여전해"
[파이낸셜뉴스] K-해운이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으로 국제해사기구(IMO)의 탈탄소 규제 파고를 넘는다. IMO는 2027년부터 선박 탄소세를 도입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선박에 t당 최대 380달러의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었다. 다만, 당초 올해 채택 예정이었던 최종안은 내년으로 연기되며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
9일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 세미나에서 황지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에너지공학부 교수는 "LNG가 단기적 탄소배출 저감의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기존 추진연료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고, 메인엔진과 발전기 등 기술 성숙도가 높아 즉시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용 중인 선박연료보다 유일하게 초과 공급되는 것이 LNG이고, 수소·암모니아·메탄올 등은 생산량 자체가 한참 부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HMM은 HJ중공업으로부터 77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2척을 발주, 국내 처음으로 LNG추진 컨테이너선을 도입했다. H라인해운은 HD현대삼호로부터 18만t급 LNG 추진 벌크선 2척을 발주했다. 해양수산부가 인증한 친환경 LNG 추진 외항선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추진선을 제작하지는 않지만, 9% 니켈강 탱크를 국산화 및 공급했다. 부두·파이프라인을 통한 연료공급(PTS) 벙커링으로 LNG 등 공급을 수행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향후 광양 LNG터미널에 선박을 통해 연료를 공급하는 STS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황 교수는 해상운송 규제 충족을 위한 현실적인 탄소중립 연료로 LNG가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LNG벙커링 신규 주문 및 논의는 2021년을 기점으로 활발해지고 있고, LNG벙커링 선박 수는 2030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현재 LNG벙커링 선박의 절반 가량은 5000~1만㎥ 용량을 갖추고 있다. 향후 LNG의 수요-공급을 일치시키기 위한 대형 선박 수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액화수소 추진선은 올해 연료전지 추진선에 대한 실증에 착수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8만㎥ 규모 대형 액화수소(LH2) 운반선에 대한 2030년 상용화가 목표다. 액화수소탱크의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대형 액화 수소탱크 진공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면서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2026년 엔진 상용화에 나선다. 2030년 규제개정 및 공급망 확립이 목표다.
황 교수는 "터미널 신규 건설의 경우 액화수소가 다른 운송수단 대비 약 30% 수준이다. 화학적 변환이 필요하지 않고 부지 면적은 암모니아 터미널 대비 20% 수준"이라면서도 "대용량 액화수소 저장 기술 난이도가 매우 높다. 핵심 기자재 변환은 암모니아·메탄올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한상태 HMM R&D팀 책임매니저는 IMO의 규제가 2013년 연비규제에서 연료 규제로 변모 중이라고 봤다. 다만 중기 조치 규제의 발효 일정이 불확실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책임매니저는 "친환경 연료 기술 표준 확정 지연으로 신조 발주 시기 및 종류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며 "현재 투자된 선박이 향후 규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가치가 급감할 위험이 있다. 과도기적 기술에 대한 투자는 향후 규제 변화에 따라 효용성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영섭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현재 온실가스 회수·저장(OCCS)은 IMO에 규제가 없는데 도입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 HMM과 삼성중공업 등이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다만 이산화탄소 포집을 위한 비용이 너무 많다. 선상 포집은 육상보다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신조 발주 선박의 절반 이상이 친환경 선박으로 채워졌다. 2030년까지 약 2500억달러 규모의 친환경 선박·연료 시장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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