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건진법사 "尹 대통령 당선, 통일교 은혜 입어...김건희도 납득"

정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5:45

수정 2025.12.09 15:45

윤영호 전 본부장, 민주당 접촉 관련 녹음본도 공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사진=뉴스1
김건희 여사와 친분을 이용해 각종 청탁을 받은 의혹이 제기된 건진법사 전성배 씨.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전달하고 통일교 현안 등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은 통일교 덕분"이라는 취지의 발언 내용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9일 특가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지난 2022년 3월 3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 전씨와 통일교 간부 이모씨의 통화 내용이 재생됐다. 전씨는 "(윤 전 대통령 측이) 통일교에 은혜를 입은 것"이라며 "은혜를 갚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고, (김건희) 여사님도 충분히 납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은혜를 입었지 않나"라며 "대통령 당선 시켜주셨지 않나. 그 고마움을 잊으면 안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했으니, 지원해준 통일교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또 이씨가 "총리는 어떻게 될 것 같나"라고 묻자, 전씨는 "전 사실 인사에 별로 관여하지 않는다"며 "누누이 말씀드리는 것은 총리가 됐든 누가 됐든, 다 저하고는 인연이 맺어진다"고도 한 통화녹음이 공개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이씨의 통화 내용도 공개됐다. 앞서 윤 전 본부장은 지난 5일 자신의 재판에서 20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도 접촉을 시도한 사실을 밝히며 해당 녹음본에 대해 언급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22년 2월 통일교 행사인 '한반도 평화서밋'을 앞두고 이씨와의 통해서 "여권을 하려면 일전에 이 장관님하고 두 군데 어프로치(접근 시도)를 했다"며 "정진상 실장이나 그 밑에 쪽은 화상대담이다. 힐러리(전 미국 국무장관) 정도는 될 것 같다. 저커버크(메타 최고경영자)는 피한다"고 했다.

또 지난달 김 여사 재판에서 공개된 샤넬 가방과 구두가 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부의 실물 요청에 따라 특검팀은 전씨로부터 확보한 샤넬 가방과 구두, 그라프 목걸이 등을 법정에 다시 한번 공개했다. 재판부는 흰 장갑을 끼고 물품을 차례대로 확인했다.

한편 이날 증인으로 출석하기로 했던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과태료 100만원 처분과 함께 구인장을 발부했다. 또 인테리어 업체 21그램 대표의 배우자인 조모씨도 불출석해 같은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우울증과 불안감 등으로 정상적 진술이 어렵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이들을 상대로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을 김 여사에게 전달하고 교환하는 과정에 대한 신문을 할 예정이었다. 재판부는 "유 전 행정관의 경우 관련 진술에 변동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 상황이면 법정에서 한번 불러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소환이 지연될 경우, 재판이 계속 미뤄져 특검법에서 요구하는 6개월 내 선고가 불가능해질 가능성 높다"고 설명했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