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야놀자가 최근 B2C·B2B·지주사 등 그룹 핵심 수장을 전면 교체하며 조직 운영 체계를 재정비했다. 야놀자는 글로벌 호텔·여행 산업을 겨냥한 B2B 솔루션 사업과 AI·데이터 기반 수익 모델 강화를 핵심 축으로, 글로벌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춤했던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령탑 강화해 AI 기술 고도화
9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컨슈머 플랫폼(놀유니버스),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야놀자클라우드), 지주사(야놀자홀딩스) 수장에 각각 이철웅·이준영·최찬석 대표를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그간 추진해온 사업 방향에 맞춰 각 사업 부문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려는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야놀자클라우드다. 이준영 신임 대표는 그룹의 핵심 기술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조직을 이끌어온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으로, 플랫폼과 솔루션, 데이터 인프라를 동시에 이해하는 기술 중심 리더로 평가받는다. 야놀자가 클라우드를 단순한 사업 부문이 아니라, 플랫폼과 데이터를 연결하는 기술적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야놀자클라우드는 글로벌 호텔·숙박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 예약, 가격, 수요 관리 등을 지원하는 B2B 솔루션을 제공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3분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데이터 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과를 두고 야놀자의 수익 구조가 점진적으로 플랫폼 중심에서 기술 기반 솔루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여행 산업에서 소비자 데이터와 호텔 운영 데이터는 그동안 분리·관리돼 왔지만, AI 전환과 함께 이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자동화와 예측, 수익 최적화를 위해서는 두 데이터의 결합이 전제가 되고 있으며, 야놀자의 클라우드 중심 전략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 기반 성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반복 매출 구조를 갖춘 B2B 솔루션 비중을 높여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놀유니버스를 맡은 이철웅 신임 대표는 플랫폼 운영과 서비스 기획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다뤄온 인물이다. 기존 트래픽 확대 중심의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사용자 경험 고도화와 플랫폼 품질 관리에 무게를 두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플랫폼은 안정화와 고도화, 클라우드는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담당하는 역할 구분이 보다 분명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PO 염두에 둔 행보' 해석도
이번 리더십 재편을 계기로 기업공개(IPO) 가능성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야놀자는 과거 상장을 추진했다가 글로벌 금융시장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속도 조절에 나선 바 있다. 최근 IPO 시장에서는 단순 플랫폼 기업보다 기술 기반 수익구조와 글로벌 사업 실체가 중요해진 만큼, 야놀자의 조직 정비 역시 이러한 환경 변화를 염두에 둔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야놀자 측은 “리더십 개편은 야놀자가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요한 준비 과정"이라며 "혁신을 가속화해 AI 시대의 여행 및 여가 산업 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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