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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값 뛰는데 값싼 수입산 몰려온다… 국내 축산농가 타격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8:07

수정 2025.12.09 18:07

내년 한우 사육·도축 8.4% 감소
공급량 줄며 가격 상승 불가피
수입산 소고기 점유율은 확대
내년 미국산 관세 폐지도 앞둬
한우농가 가격경쟁 뒤처질 우려
한우값 뛰는데 값싼 수입산 몰려온다… 국내 축산농가 타격
내년에 국내 한우 농가의 사육·도축 마릿수가 최대 8.4% 줄어드는 등 공급난이 현실화되면서 한우 가격이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부터 미국산 수입 소고기 관세 폐지와 맞물려 값 싼 외국산 소고기가 시중에 풀리면서 가격 경쟁력 약화에 따른 한우 농가의 피해가 우려된다.

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와 업계에 따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에 수입되는 미국산 소고기의 관세가 폐지된다. 현재 미국산 소고기를 수입하려면 2.6%의 관세를 물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의 최대 소고기 수출국 중 하나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액은 약 3조2500억원 규모다. 전체 소고기 수입액의 56.8%를 차지한다.

수입산 소고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 1~11월 누적 소고기 수입량 42만5000t으로 전년대비 4.7% 증가했다. 소고기 수입단가는 ㎏당 8.2달러로 전년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환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가정내 소고기 평균 구매량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10월 기준 구매량은 전년대비 2.4% 증가했다. 외식 점포당 매출도 3.6% 늘었다. 반면, 국내 한우 농가의 한우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달 기준 한우 사육마릿수는 321만1000마리로 전년대비 4.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23년 이후 암소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송아지 출생 마릿수가 감소한 영향이다.

내년에는 한우 사육·도축 마리수는 더 줄어들 전망이다.

농업관측센터는 내년 12월 기준 한우 사육마리수를 314만7000마리로 올해 대비 2.0%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도축 마리수 감소폭은 더 크다. 내년 한우 도축 마릿수는 86만2000마리로 올해 대비 8.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평년 대비해서도 5.1% 줄어든 규모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거세우 출하 가능 개체수가 감소한 영향"이라며 "오는 2028년까지 거세우 출하 가능 마릿수 감소에 따른 도축 마릿수 감소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우 공급량 감소로 인한 한우 값 상승은 불가피하다. 내년 한우(거세우) 도매가격은 ㎏당 연평균 1만9500~2만500원으로 올해 대비 최대 7.9%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1·4분기에는 올해 대비 8.8% 급등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미국산 소고기 관세 폐지에 따른 한우의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지면서 한우 농가 피해를 부채질할 수 있다.

전국한우협회에 따르면 한·미 FTA 이후 2012~2022년 한우 농가의 연평균 피해액은 1920억원에 달한다.
특히 내년에 미국산 쇠고기 무관세 시 한우 농가 소득이 4481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028년 호주산까지 무관세화되면 4782억원으로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미국산 소고기가 완전 무관세가 되면 국내 한우 농가는 가격 경쟁에서 더욱 밀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 차원의 적절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