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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산업·전장용 MLCC로 훨훨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8:10

수정 2025.12.09 18:09

경기 민감도 큰 IT 비중 축소
안정적 이익구조 전환 가속화
영업익 기여도 69.9%로 '껑충'
삼성전기, 산업·전장용 MLCC로 훨훨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를 주력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며, 경기 변동에 민감했던 기존 사업 구조에서 탈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보기술(IT)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산업·전장·인공지능(AI) 서버 등 고성장 분야로 확장하면서 MLCC 기반의 컴포넌트 사업이 수익성과 점유율 모두에서 실질적인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9일 업계 및 시장에서는 삼성전기가 MLCC 제품에서 IT용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며 경기 영향에 대한 민감도를 줄이고 안정적인 이익 구조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iM투자증권은 올해 삼성전기의 IT용 MLCC 매출 비중은 전체의 53% 수준으로, 지난 2018년 83%에서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2027년까지 IT용 비중은 4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산업·전장·서버용 제품군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서버·AI 데이터센터용 초고용량 MLCC 개발에 본격 착수하며 고성능·고신뢰성 부품 수요 증가에 대응중이다. 특히 고온·고전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이 필요한 전장 및 AI 서버 시장이 성장하면서 MLCC 사업의 수익성 기반이 한층 더 견고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MLCC는 전류를 저장·방출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등 주요 부품의 안정적인 작동을 돕는 핵심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약 1000개, 전기차에는 2만~3만개가 사용되며 인공지능(AI) 서버에는 일반 서버 대비 10배 이상 많은 MLCC가 탑재된다.

삼성전기는 MLCC 시장에서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기의 글로벌 MLCC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3년 21%에서 올해 3·4분기 기준 24%로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같은 기간 평균판매가격(ASP)도 전년 대비 0.3% 오르며 수익성 역시 개선되는 흐름이다. MLCC 영업이익 기여도는 지난 2023년 54.7%에서 올해 3·4분기 기준 69.9%로 크게 뛰었다.

글로벌 경쟁사도 구조적인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와 글로벌 시장을 양분하는 일본 무라타(Murata)는 최근 AI 서버용 베이스보드 1대당 MLCC 탑재량을 기존 1만~1만5000개에서 최대 2만개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AI 서버용 MLCC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도 30%로 재조정됐다.

AI 서버용 제품이 초과 수요 구간에 진입하면서 삼성전기의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내년 삼성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12조4051억원, 영업이익은 32.7% 늘어난 1조206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