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산업계 등 AGI 시대 토론회
국가가 데이터 수집해 민간 개방
발전소 확대·전문 조직 출범 필요
대형언어모델 개발에 힘쓰기보다
메모리·반도체 등 강점에 집중을
국가가 데이터 수집해 민간 개방
발전소 확대·전문 조직 출범 필요
대형언어모델 개발에 힘쓰기보다
메모리·반도체 등 강점에 집중을
안정호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는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GI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한국은 제한된 예산으로 미국과 중국처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골드러시의 교훈을 되새겨, 대형 언어 모델(LLM)의 팔로워가 되기보다 피지컬 AI·파운드리 등 한국의 강점을 살리는 스마트 무버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제조와 피지컬 AI 분야에 강한데 파운데이션 모델과 반도체 설계 분야에 투자하려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고민하고 전략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AGI 파도에 한국이 탑승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 핵심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안 교수는 "미국이 대공황 시절 공공사업(뉴딜)을 펼쳤던 것처럼 한국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제해 민간에 개방하고 조선시대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도록 주도해야 한다"며 "원유가 아닌 식수처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AGI 시대에 대비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한국만의 독자적 AI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영탁 SK텔레콤 부사장은 "오는 2029년까지 새로 들어설 데이터센터가 732개이며 현실적으로 필요한 전력량은 15GW인데, 정부에서 발표한 계획은 3.3GW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전력 개통에 필요한 송배전망 설치 비용 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데이터센터 주변에 발전소를 지어야 한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계획을 발표할 때 미국과 일본처럼 인근 발전소 수립 계획도 함께 공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만의 독자 AI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명신 LG AI연구원 정책수석은 "공공 행정, 교육, 의료, 국방 등 국가 핵심 분야에서 국산 AI 모델 및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도입해 활용해야 한다"며 "실제 현장에서 축적되는 피드백 데이터와 도메인 지식이 다시 국내 AI 모델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피드백 루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 금융, 의료 등 한국의 강점 산업에 특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된 AI 기술을 개발하고 아시아 및 동유럽 등 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은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AGI 시대에 대비해 정부가 추진 중인 AI 정책들을 설명했다. 이진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정책기획관은 "올해는 약 400~500억 원 규모로 연구자들이 주제를 자율적으로 정해 추진하는 AGI 과제를 추진했지만 내년부터는 향후 5년을 내다본 대규모 AGI 연구개발(R&D)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정책기획관은 "넥스트 AI·AGI를 준비할 연구 조직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민간 석학들이 참여해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조직을 내년 하반기 설립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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