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이태원 상권 살리기
‘로컬브랜드’ 강화 사업 본격화
음악·공연 기반 거리축제 열고
각국 음식 체험 팝업도 선보여
최근 2년 국내외 방문객 증가
‘로컬브랜드’ 강화 사업 본격화
음악·공연 기반 거리축제 열고
각국 음식 체험 팝업도 선보여
최근 2년 국내외 방문객 증가
■주민·상인이 만든 '이태원 거버넌스'… 로컬브랜드 사업 본격화
9일 이태원 상권강화기구에 따르면 서울시 '비전 2030 핵심과제'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이태원 로컬 브랜드 상권 강화 사업이 추진됐다.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자생력'이다. 상권강화기구는 사업 종료 이후에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상인, 예술가, 상권 전문가, 주민들이 참여하는 '이태원 거버넌스'를 구성했다. 지난 2년간 꾸준한 만남과 네트워크를 통해 조직을 지원해왔으며, 주민들이 서울시·정부 공모사업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 강화도 병행했다. 축제와 홍보 등 유동인구를 늘릴 수 있는 아이디어 역시 주민 주도로 모색했다. 단기적 반짝 효과가 아닌, 민간 중심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다.
■'웰컴 올 이태원(Welcome All ITW)' 브랜드 선보여
상권강화기구는 이태원을 글로컬 상권으로 재정립하기 위해 지난해 '웰컴 올 이태원(Welcome All ITW)' 브랜드를 선보이고 올해 하반기 다양한 축제를 열었다. 이태원이 지닌 다문화·다인종·다종교의 '멜팅팟' 특성이 브랜드에 잘 드러날 때 독자적 상권이 형성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부정적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지역축제 형태로 기획했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로컬 크리에이터가 로컬 상점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예컨대 '이태원 행아웃 투어'를 통해 '이태원 클라쓰' 등 K콘텐츠의 배경지가 된 명소를 소개하는 방식이다.
글로컬 상권 조성을 위한 사업은 크게 △문화예술 행사 △로컬브랜드 팝업스토어 △로컬커뮤니티 행사 등 3가지로 구성됐다. 문화예술 행사에서는 음악·공연·시각예술 기반의 거리 축제를 통해 지역 이슈를 극복하고 로컬 콘텐츠를 알렸다. 팝업스토어는 이태원 특색이 담긴 로컬브랜드를 소개하고 세계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다양한 국적과 문화를 가진 이태원 내 커뮤니티를 한곳에 초청하는 행사도 함께 열렸다.
글로컬 브랜딩의 핵심을 예술과 음식에 둔 이유는 '이태원의 낮'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기존 이태원은 음악 클럽과 서브컬처가 중심이 된 '밤의 거리'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에 낮에도 활발히 사람이 찾는 동네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였다. 목진태 마을호텔 대표는 "이태원 상권의 약 80%가 음식점이자, 대부분 자생적 로컬 가게"라며 "원래 이태원은 세계 각국의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지역이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이태원의 결을 만들었고 이를 브랜드로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회복과 연결의 과정
지난 2년간 용산구의 상권 강화 사업 이후 이태원을 찾는 방문객은 크게 늘었다. 국내 방문객은 지난해 125만명에서 올해 11월까지 130만명으로 5만명 증가했다. 해외 관광객도 지난해 24만명에서 올해 25만2000명으로 늘었다. 행사 관련 SNS 게시물은 약 300건에 달했고 온라인 바이럴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이태원 4만6166㎡ 내 344개 점포에 더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셈이다.
주민과 상인은 이태원이 지금 '회복의 과정'에 있다고 보고 있다. 이태원 로컬브랜드 사업이 상권의 새 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태원에서 활동하는 허강일씨는 이태원 축제를 "회복과 연결의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웰컴 올 이태원은 말 그대로 모두를 환영하는 도시를 뜻한다"며 "예술가, 상인, 시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열린 도시가 우리의 목표다. 다양한 에너지가 모여 연결되는 그 과정 자체가 이태원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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