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EU-미국 '빅테크 규제' 갈등 심화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8:26

수정 2025.12.09 18:26

EU, X 과징금 이어 AWS 등 조사
트럼프, 빅테크 과징금 대응 시사
유럽연합(EU)이 트럼프 정부의 '문명 소멸' 진단에 반발하며 미국이 EU의 내정에 간섭한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외에도 미국 IT 대기업(빅테크)을 겨냥한 EU의 과징금에 대응을 시사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8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자크들로르 콘퍼런스에서 "동맹국은 다른 동맹국의 정치적 삶이나 민주적 선택에 개입하겠다고 위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졌고 표현의 자유가 무엇인지 미국이 유럽 대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정부의 빅테크 규제 비판에 대해 "정보의 자유 없이는 표현의 자유도 없다고 역사가 가르쳐줬다"며 "미국 기술 재벌들을 방어하기 위해 시민의 정보 자유가 희생된다면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5일 공개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미국의 오랜 동맹인 유럽이 '문명의 소멸이라는 엄혹한 전망'을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유럽 극우정당들을 지원한다고 예고했다.

유로뉴스는 코스타의 논평이 미국의 새 NSS 발표 이후 EU에서 나온 가장 단호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NSS에 대해 맞대응을 자제했다.

미국과 EU의 대립은 빅테크 규제에서 가속될 전망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5일에 미국 소셜미디어 엑스(X)를 상대로 1억2000만유로(약 205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U 규제 당국은 약 2년간의 조사 끝에 X가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당국은 X가 인증 계정용 블루 체크마크를 기만적으로 설계하고, 광고 저장소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았으며, 연구자에게 필요한 공공 데이터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진짜 심한 조치"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유럽은 좋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U는 X 외에도 미국 빅테크들을 상대로 여러 조사를 진행중이다. EU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아울러 지난 4일 메타가 자사 메신저 왓츠앱에서 다른 업체 인공지능(AI) 챗봇을 차단했다며 반독점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