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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매 40%가 '압구정현대'… 미래가치 택한 슈퍼리치들 [초고가아파트 거래 전수조사]

전민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09 18:43

수정 2025.12.09 18:42

100억이상 매매 53%가 강남구
반포 등서 압구정으로 이동·확장
현대 최연소 매수인은 1999년생
나인원·더힐 등 한남동도 11건
매매 40%가 '압구정현대'… 미래가치 택한 슈퍼리치들 [초고가아파트 거래 전수조사]
올해 100억원 이상 초고가 서울 아파트 거래의 절반은 강남구에서 이뤄졌다. 특히 '서울 재건축 대장'으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수주전이 올해부터 본격화되면서 미래 가치를 바라본 슈퍼리치들이 압구정 현대로 대거 몰렸다. 지금까지는 반포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압구정 아파트들이 집값을 이끌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초고가 거래 절반은 압구정 현대

9일 파이낸셜뉴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알스퀘어 '데이터허브(RD)'를 이용해 올해 초고가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전수조사한 결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32건의 거래 중 강남구 거래가 17건이었다. 초고가 거래의 53%가 강남구에서 체결된 것이다.



법정동으로 살펴보면 △압구정동 13건 △청담동 3건 △삼성동 1건 순으로, 압구정이 타 지역을 압도했다. 13건 거래 모두 압구정2구역과 압구정3구역에 속한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나왔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총 6개 구역이 재건축을 추진 중인데, 2구역은 속도가 가장 빠르며 3구역은 규모가 가장 크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압구정2구역에 속한 신현대11차는 지난 5월과 6월 사이 4건의 거래가 몰렸다. 시공사가 현대건설로 결정되기 전으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의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되며 분위기가 달아오르던 시기다.

당시 거래된 매물은 171㎡, 183㎡의 대형 평형이며 가격은 100억~112억5000만원에서 체결됐다. 4000여가구의 압구정3구역에 속한 현대6차에서도 4건의 거래가 나왔다. 매매가는 100억~117억5000만원이다.

■3.3㎡당 4억원 전망도

압구정 현대의 최연소 매수인은 1999년생이며 최고령자는 1955년생이다. 매수인의 면면을 살펴보면 '부의 이동'을 그려볼 수 있다.

이미 압구정 현대에 살고 있던 이들도 4명에 달했지만, 타 지역 부촌에 거주하던 중 압구정 현대를 사들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등에서 압구정 현대로 자산을 이동하거나 확장했다. 용산구 이태원동 단독주택이나 양천구 신월동, 노원구 중계동에서 압구정 현대를 매입한 사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6개 구역은 모두 한강 조망이 가능한 데다 훌륭한 입지와 학군을 갖춰 '3.3㎡당 4억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며 "최근까지 반포에 들어선 신축 대단지가 집값을 이끌었다면, 향후 '부동산 큰손'들은 재정비를 마친 압구정에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강남구 이외에 △용산구 한남동(11건) △서초구 반포동(2건) △성동구 성수동(2건)에서도 초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한강벨트의 신축과 준신축 단지가 주를 이룬 가운데, '원조 부촌'으로 꼽히는 한남동으로의 이동도 눈에 띄었다. 8명은 나인원한남을, 3명은 한남더힐을 매입했는데 본래 거주지는 강남권인 경우가 많았다. 1988년생 청년은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살던 중 나인원한남을 샀고, 1972년생 매수인은 개포 디에이치아너힐즈에서 거주하다가 한남더힐을 샀다.
성수 아크로서울포레스트에서 살다가 나인원한남을 산 1993년생 청년도 있었다.

반포의 신축 아파트 매수인 2명은 1967년생 '58세' 동갑이었다.
반포 래미안원베일리의 새 주인은 본래 주소가 래미안원베일리였으며, 옆 단지 아크로리버파크 새 주인의 주소지는 강남구 삼성동이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