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李정부 첫 정기국회 종료…예산 합의 성과 불구 끝내 '필버' 충돌(종합)

뉴스1

입력 2025.12.10 00:28

수정 2025.12.10 00:28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우원식 의장이 제지하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우원식 의장이 제지하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안건과 관계 없는 토론에 대해 마이크를 끄자 대기하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는 가운데 안건과 관계 없는 토론에 대해 마이크를 끄자 대기하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박기현 홍유진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가 10일 공식 종료됐다. 더불어민주당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법왜곡죄 등 사법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를 예고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서면서 정기국회는 마지막 날까지 여야 충돌 속에 막을 내렸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정기국회 종료를 선포했다. 가맹사업법 개정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진행 중이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도 국회법에 따라 회기 만료를 기해 자동 종결됐다.

우 의장이 토론 중지를 요청하자 나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 입법, 의회 민주주의, 대한민국 삼권분립을 존중해달라"는 말로 마무리했다.

이에 우 의장은 "오늘 토론이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다"며 "국회법을 준수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의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9일 오후 4시 26분쯤 연단에 섰다.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여야 간 쟁점이 크지 않지만,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향후 사법개혁 법안을 강행할 것으로 보고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우 의장과 나 의원은 토론 시작부터 의제 관련성을 두고 충돌했다. 우 의장은 "의제에 대한 발언만 하라"고 지적했고, 나 의원이 제지에도 발언을 이어가자, 우 의장이 마이크를 끄는 등 충돌이 벌어졌다.

나 의원의 발언권 제한 시간이 길어지면서 본회의장에는 무선 마이크도 등장했다. 여야 의원들이 서로 고성을 주고받다가 결국 우 의장은 "정상적인 토론이 안 된다"며 오후 6시 19분경 정회를 선포했다.

이후 우 의장은 오후 8시 31분쯤 본회의를 속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석에 몰려가 "사과하세요"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나 의원은 오후 8시 52분 다시 연단에 섰고, 우 의장의 본회의 진행을 거듭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은 나 의원 앞에 '국민 여러분 정당한 무제한 토론을 국회의장이 마이크를 꺼서 방해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항의성 피켓을 올려두고 가기도 했다.

우 의장의 제지에도 나 의원은 "민주당이 사법부 독립을 형해화하기 위해서 지금 5대 사법 악법 파괴를 내놓고 있다"며 "이렇게 대한민국의 삼권분립을 형해화해도 되겠느냐"고 발언했다. 우 의장은 다시 본회의를 정회하지는 않았지만 나 의원의 마이크를 37분 가까이 중단하기도 했다.

나 의원과 우 의장의 공방은 자정까지 계속됐다. 나 의원은 가맹사업법 조항을 읽으면서도 "삼권분립이 무너지면 가맹사업법 아무리 통과시켜봤자 을의 권리가 보호되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을 겨냥하기도 했다.

또 "민주화운동 하신 분들이 이따위로 국회를 폭주하고 국회를 독재화시킬 수 있겠나"라며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지난 9월 1일 개회한 이번 정기국회는 여야 갈등과 협력이 공존한 100일이었다.

최대 성과는 5년 만에 이뤄진 예산안 법정시한 준수다. 여야는 지난 2일 본회의에서 합의를 통해 727조 9000억 원 규모의 예산안을 처리했다. 예산안이 법정시한 내 처리된 경우는 2012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뒤 2014년, 2020년 2차례뿐이었다.

국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 처리에서도 손을 맞잡았다. 철강산업 지원을 위한 'K-스틸법'과 석유화학산업 구조 전환을 돕는 '석유화학특별법' 등은 여야 합의로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반면 정치적 쟁점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지난 9월 11일 민주당 주도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며 국회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검찰청 해체를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대립이 이어지면서, 국민의힘이 지난 9월 4박 5일간 필리버스터로 맞서기도 했다.

9월 15일부터 나흘간 이어진 대정부질문과 10월부터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여야는 현안마다 충돌하며 강 대 강 대치를 이어왔다.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며 여야 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정기국회는 막을 내렸지만 여야 대치 전선은 그대로 이어진다. 곧바로 임시국회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오는 11일 소집될 전망이다. 가맹사업법 개정안도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 법안의 연내 처리를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완강히 반대하고 있어 임시국회에서도 여야의 격돌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