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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노동시장도 안정 신호…연준, '매파적 인하' 가능성 고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0 04:43

수정 2025.12.10 04:42

[파이낸셜뉴스]

미국 뉴욕에서 지난달 7일 시민들이 뉴욕시 사회복지과 구인센터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 연합
미국 뉴욕에서 지난달 7일 시민들이 뉴욕시 사회복지과 구인센터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 연합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이어 노동시장도 안정을 찾고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 지표가 9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날 이틀 일정으로 시작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p 내리겠지만 내년에는 당분간 인하를 멈추는 이른바 ‘매파적 인하’가 결정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경제가 흔들려 노동시장이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지만 아직 현실화하지 않고 있다.

일자리 안정

미 노동부는 이날 공개한 구인이직동향(JOLTS) 보고서에서 10월 구인 규모가 767만명으로 9월의 766만명보다 1만명 늘었다고 밝혔다.

미 연방 정부가 43일 동안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에 들어간 탓에 이날 9월과 10월 두 달치가 한꺼번에 발표됐다.



10월 구인 규모는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이 예상한 711만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보건, 소매판매 부문에서 구인이 크게 늘었다.

미 경제가 둔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예상보다 큰 폭의 구인 증가세가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미 경제가 ‘저고용, 저해고’ 속에 실업률은 역사적인 저점을 유지하는 무력한 상태로 빠지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했지만 구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일단 이런 우려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앞서 5일 공개된 상무부의 9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근원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2.8% 상승하는 데 그쳐 ‘8월치 2.9%’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라던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는 연준이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미 경제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매튜 마틴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날 JOLTS가 연준의 10일 금리 인하를 막지는 않겠지만 노동 시장 안정 신호에 따라 연준이 이후로는 예상보다 오랫동안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온라인 구인구직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노동경제학자 니콜 바초드는 구인 증가세가 노동시장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할 일이라면서 노동참가율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고용주들은 내년에 더 팍팍한 노동시장에 직면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매파적 인하

시장에서는 연준의 내년 추가 금리 인하가 더딜 것으로 전망을 낮추고 있다.

JP모건과 바클레이스, 도이체방크는 내년에 각각 한 차례 금리 인하만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HSBC는 아예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골드만삭스도 두 차례 금리 인하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연준이 10일 금리를 0.25%p 내리더라도 내년에는 추가 인하는 자제하면서 지켜보는 이른바 ‘매파적 인하’를 결정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