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업황 회복 기대감에 이차전지(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최근 2주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수로 주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반등 국면을 매도 기회로 활용하며 대거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TOP 10 지수는 지난달 26일부터 전날까지 7.83% 상승했다. 해당 지수에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 주요 종목들이 포함돼 있다.
지난달 말 탄산리튬 가격이 반등하자 2차전지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도 빠르게 회복됐다.
ESS 시장의 성장 기대도 투자 심리를 보강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ESS 수요 기대가 강화됐다.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유럽 전기차 판매가 올해 들어 회복 국면에 접어든 점도 업종 전반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이에 10월 말부터 하락세를 이어가던 2차전지 대표 종목들도 주가가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 10월 28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에코프로비엠(247540)과 에코프로(086520)는 20.53%, 19.83% 하락했으나 최근 2주간(11월 26일~12월 9일) 32.53%, 56.65% 급등했다.
엘앤에프(066970)(-19.26%→16.46%), 포스코퓨처엠(003670)(-23.79
→19.72%), LG에너지솔루션(373220)(-16.46→7.26%), 삼성SDI(006400)(-0.18%→8.96%) 등 코스피에 상장된 2차전지주들도 반등했다.
최근의 강한 반등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주도했다. KRX 2차전지 TOP10 지수 구성 종목 기준으로 보면, 최근 2주 동안 외국인은 8116억 원, 기관은 567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1조1231억 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에코프로(5038억 원), 에코프로비엠(1850억 원) 등 종목에서 매도 규모가 두드러졌다. '물려 있던' 투자자들이 반등 국면에서 대거 매도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기준 네이버페이 ‘내 자산’ 서비스 사용자 데이터를 보면, 에코프로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는 10만6785원으로 나타났다. 주가가 이번 주 들어서야 이 수준을 넘어서면서 손실 구간을 벗어난 셈이다. 지난달 26일 8만 3500원이던 주가는 반등 흐름 속에 전날 11만 7800원까지 올라섰다.
에코프로비엠 투자자 중 일부는 되레 '손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페이 내 자산 이용자의 에코프로비엠 평균 매입 단가는 24만4155원으로, 여전히 약 18.8% 손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최근에 크게 상승하지 못한 SK이노베이션에서도 5038억 원 순매도가 몰렸다.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주를 성급히 매도하기보단 조정 국면을 활용한 매수 전략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가 2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내놓는 데다, 미국이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행정명령 서명을 검토하는 등 정책 호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튬·코발트 가격 상승으로 인한 서플라이 체인 전반의 가격 반등, ESS 수요 증가로 인한 판매량 증가가 전기차 부진을 상당 부분 메꿔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2026년 로봇 관련 행정 명령 준비 중이라는 소식에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로봇 역시 ESS처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전략 물자 및 안보자산이라는 점에서 공급망 탈중국 기조가 정책에 강하게 반영되며 한국 배터리 기업 재평가 논리로 연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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