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배당세 깎아준다는데…KB·신한·하나 '아슬아슬', 우리금융만 '방긋'

뉴스1

입력 2025.12.10 06:55

수정 2025.12.10 06:55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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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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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주식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받을 때 세금을 깎아주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다음해부터 시행되면서, 대표 고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4대 금융(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우리금융을 제외한 다른 회사들은 정부가 설정한 '고배당 기업' 기준엔 못 미친다는 점이다. 요건을 층족하기 위해선 기업의 배당성향이 25% 이상이어야 하는데, 현재 21~24% 수준으로 기준에 약간 못미친다.

결국 투자자들의 눈은 '연말 배당'에 쏠릴 전망이다. 증권가는 금융지주들이 배당 확대를 통해 요건을 맞출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환율이 1500원대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입장이다.



금융지주들, '고배당 기업' 턱걸이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의 2025년 배당성향 전망치는 각각 23.4%, 21.5%, 24.4%, 30.0%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주목받는 이유는, 정부가 내년부터 주주환원 실적이 우수한 '고배당 기업'에 분리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배당성향 40% 이상을 '우수형',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을 10% 이상 확대한 기업을 '노력형'으로 분류했다. 금융지주들은 현실적으로 '노력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권가는 고배당 기업 편입을 위한 추가 부담이 크지 않은 데다, 이를 통해 국내 개인 투자자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들이 배당성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는 4분기 실적을 감안한 추정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KB·신한·하나금융지주가 배당성향 25%를 충족하려면 각각 약 1000억~1800억 원 수준의 추가 현금 배당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비과세 배당' 먼저 쏘아올린 우리금융

은행 간 배당 경쟁도 거세다. 특히 우리금융은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별개로, 지난 3월 업계 최초 '감액배당'을 발표했다. 감액배당은 배당소득세가 원천적으로 부과되지 않아 투자자가 체감하는 세제 혜택이 더 크다.

실제 우리금융이 지난 3월 감액배당을 쏘아올린 후, 타 금융지주들도 이를 따라올 수 있느냐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KB·신한·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액배당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

특히 우리금융은 올해 3월 주총에서 감액배당을 의결해 2026년 배당분부터 비과세 혜택이 적용된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들이 2026년에 감액배당을 결의할 경우, 2027년 배당분부터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다.

결국 타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우선적으로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관건은 연말 환율 안정화"

관건은 KB·신한·하나금융 등이 연말 결산 배당을 1000억~1800억 원가량 추가로 확대할 수 있느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을 소폭 상향해 더 큰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충분히 선택 가능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건전성은 변수다.
높은 배당성향은 주주가치 강화로 읽히지만, 과도할 경우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에 금융지주들은 핵심 건전성 지표인 CET1 비율 13% 수준을 지키는 선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김 연구원은 "3대 금융지주 모두 연말 CET-1 비율이 배당성향 추가 상향에 있어 관건이다"며 "여전히 20여일이 남은 가운데 4분기 들어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의 연말 하향안정화 여부에 따라 CET-1 비율이 영향을 받는 만큼, 이에 초점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