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정근식 "2040 입시때 수능 없애자"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0 10:00

수정 2025.12.10 10:00

미래형 대입 제도 개편안 제시
2028, 2033, 2040 학년도 3단계
진로·융합 선택과목 절대평가로
내신·수능에 서·논술형 평가 도입
고교학점제로 대학 자율권 확대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사진=김만기 기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사진=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 조절 실패로 인한 불만이 불거진 가운데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040학년도 대입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2028학년도에서는 진로·융합 선택과목을 절대평가로 즉시 전환하고, 2033학년도에는 내신과 수능 모두 절대평가와 서·논술형 평가를 도입하는 등 3단계 대입 개편안을 제시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10일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이 제안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성을 발휘해 미래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역동적인 수업의 변화와 교실 안의 공존과 협력을 통한 학생의 성장을 더 이상 낡은 대학입시 제도가 가로막지 않도록 경쟁의 '끝'이 아닌 성장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제안이 단순히 하나의 주장으로 끝나지 않도록,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부, 대학, 그리고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범사회적 거버넌스 구축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2040년 대학 25만명 미달

서울시교육청이 미래형 대입 제도 개편안을 제시한 주요 배경에는 학령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있다.

국가통계포털 추계인구 자료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자료에 기반한 시교육청 분석 결과, 2025년 기준 18세 대학 진학 대상 학생 수는 45만6675명으로 급감한 상태다. 이는 2000년의 82만6889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며, 2026학년도 대학 모집인원보다 진학 대상 학생이 5만8444명이나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추세는 더 악화돼 2040년에는 대학 진학 대상 학생 수가 26만1428명에 불과해, 대학 모집 정원 대비 학생 수가 약 25만 명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진로 선택과목, 절대평가로

미래형 대입제도 개선안을 단계별로 살펴보면, 우선 1단계로 2028학년도는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를 반영해 진로·융합 선택 과목의 내신 평가를 절대평가로 즉시 전환한다. 이는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 선택을 장려하고, 내신 경쟁 부담을 완화해 학습의 자율성과 흥미를 높이려는 의도다.

또한, 교육 공공성 강화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 대학에 대한 정시 수능 위주 전형 비율(30~40%) 권고를 폐지한다.

이와 함께 수시 모집에서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 과학고, 영재학교 등 일부 고교 유형의 지원 자격을 제한하는 지역 균형 선발 전형을 확대해 교육 격차 해소와 다양한 인재의 고른 선발을 유도한다. 이는 일반고 학생들에게 대입 문호를 넓히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서술형 내신·수능 평가

2단계 개편안은 2033학년도 대입으로 현재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에게 적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시기에는 내신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하고, 서·논술형 평가를 대폭 확대해 학생들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수능 역시 절대평가로 전환되며, 수능에도 서·논술형 평가가 점진적으로 도입된다. 수시와 정시 이원화된 전형을 단일 통합형 체제로 개편하고 대입 전형 시기를 고등학교 3학년 2학기 교육과정 이수 이후로 조정해 학교 수업의 정상화를 유도한다.

이는 학생부 중심 전형으로의 전면 개편을 통해 학생의 학교생활 기록을 더욱 중요하게 반영하고, 비수도권 지역 대학에는 지역 기반 선발 전형을 도입해 지역 인재 양성 및 수도권 집중 현상 완화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2040학년도 수능 완전 폐지

마지막 단계인 2040학년도 대입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성취평가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 것을 바탕으로 수능을 완전히 폐지한다.

대신 학생 성장 이력 중심의 대입 지원 체계를 정착시킨다. 이는 학생의 교과 성취 뿐만아니라 교과 외 활동, 진로 탐색 활동 등 고교 3년간의 모든 학습 경험과 성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학령인구의 절반 이상 감소라는 현실을 고려해 대학 교육과정 혁신을 통해 고교 교육과 대학교육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을 대폭 보장한다. 대학은 고교 교육과정에 기반한 범교과 융합형 면접이나 서·논술형 평가를 대입 전형의 보조 자료로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닌, 미래 사회에 필요한 인재로 성장시키는 교육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함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