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성희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2028학년도부터 서울 주요 대학에 권고되는 정시 30~40% 비율을 폐지하고, 2033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며 2040학년도에 수능을 폐지하는 단계별 대입제도 개편안을 제안했다.
점진적으로 수능의 영향력은 축소하고, 고교 교육활동이 반영된 학생부를 중심으로 대입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내신은 절대평가로, 수능은 단계적 폐지
정 교육감은 10일 오전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청이 구상한 '미래형 대입 제도'를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고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며 사교육비를 경감하자는 취지다.
정 교육감이 밝힌 대입 개편안은 △2028학년도 △2033학년도 △2040학년도 3단계로 나뉜다.
현 고1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개편안의 핵심은 '고교학점제 안착'이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16개 대학에 권고되는 30~40%의 정시 모집 비율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능의 영향력이 막대해 학생들이 고교 활동보다 정시 공부에 치중한다는 이유다.
진로·융합 선택 과목의 내신 평가에 적용되는 상대평가 병기는 즉시 폐기하고, 완전한 절대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역균형선발 전형과 사회통합전형을 확대해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역별 우수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부터 적용되는 2033학년도 대입에선 영어·한국사·제2외국어를 제외한 수능 과목을 5단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단계적으로 서·논술형 문항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수능을 대입 전형의 보조 격으로 격하시키고 학생부 중심의 대입전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내신의 경우 2030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이후부터 서·논술형 평가 50% 이상을 적용해 2033학년도에는 완전한 내신 절대평가를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수시와 정시를 통합해 대입은 3학년 2학기의 성적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 교육감은 2040학년도 대입부터는 수능을 폐지해야 한다고 했다. 시험 성적이 아닌, 고교학점제 학점을 기반으로 대입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대학에는 문제은행식 범교과 융합형 면접과 서·논술형 평가를 대입 전형의 보조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 공식 기준 마련, 자사고 등 일반고 전환해야
교육청은 이 같은 대입 제도 개편안과 교육과정과 교수·학습, 평가의 변화가 효과적으로 맞물릴 수 있도록 '교육과정·평가지원센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센터를 중심으로 평가의 전문성을 높이고 절대평가의 신뢰성을 확보한다는 의도다.
이후부터는 단계적으로 공통의 점검 기준을 마련해 학교의 평가에 대한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또 관련 자료를 보급하고, 외부 공인 체제를 구축해 학생의 성취 수준에 대한 전문적인 평가가 중·장기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육감은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은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서열화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이들의 학급당 모집 인원을 일반고 감축 비율만큼 감축하고, 2030년 이후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일반고로 운영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학교 3학년 2학기를 '전환학기'로 운영해 고교 입학을 앞둔 학생들이 고등학교와 연계된 진로 교육을 듣도록 하고, 서․논술형 평가 확대를 위해 적정한 교원 수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내놓았다.
정 교육감은 "이번 제안은 고교교육 전반의 미래 역량 함양을 위한 혁신과 고교-대학 간의 연계가 강화돼야 하는 종합적 제도 개혁"이라며 "범사회적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사회적 공론화와 합의 도출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은 국가교육위원회, 교육부, 대학, 시민사회와의 적극적 소통과 합의를 바탕으로 학생의 성장을 온전히 지원하는 미래형 대입 제도 개선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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