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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재 무산 위기…태국, 美에 "관세로 평화 압박 말라"

뉴스1

입력 2025.12.10 11:04

수정 2025.12.10 11:04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 10월 체결된 태국과 캄보디아의 평화 협정이 사실상 파기된 가운데 태국이 미국의 관세 무기화를 비판했다.

사하삭 푸앙껫께우 태국 외교부 장관은 9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관세를 태국-캄보디아 관계와 연계해서는 안 된다"며 "무역 협상 문제를 국경 분쟁 해결을 위한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 중단을 무기로 양국의 휴전을 끌어냈던 방식에 대한 정면 비판이다.

지난 7월 태국과 캄보디아의 교전으로 32명이 숨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정상과 직접 통화하며 관세 문제를 거론했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0월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양측의 평화 협정이 공식 체결됐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협정 체결 불과 2주 만인 11월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태국 군인이 부상하자 태국이 협정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태국은 캄보디아가 새로운 지뢰를 매설했다고 비난했고, 캄보디아는 이를 부인하며 긴장이 고조됐다. 지난 8일 본격적인 전투가 재개되면서 최소 12명이 숨졌고 주민 수십만 명이 피란했다.

태국군은 F-16 전투기까지 동원해 캄보디아를 공습했다.

이에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국경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태국과의 무역 협상을 잠정 중단한다며 다시 경제적 압박을 시사했다.

사하삭 장관은 이런 상황에 대해 "현재 캄보디아의 상황은 제3자 중재에 적합하지 않다. 캄보디아 측이 먼저 성의를 보여야 하고 먼저 움직여야 한다"며 공을 상대편에 넘겼다.


그는 "정말 분쟁을 끝내고 싶다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며 "캄보디아가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하는 일을 멈추고 대화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의 교전 재개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언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명의로 9일 성명을 내고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과 쿠알라룸푸르 평화협정 준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