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카스트로 대통령은 온두라스 대선에서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간섭"으로 "선거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용감하고 애국적인 리브레당 후보 릭시 몬카다에게 투표하면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 온두라스 국민을 위협했다"며 이러한 행동이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투표가 "협박, 강압, TREP(결과 전송 시스템) 조작, 그리고 국민의 의지 왜곡"으로 얼룩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선거 쿠데타" 행위를 유엔, 유럽연합(EU) 등 국제기구에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온두라스 국민은 간섭, 조작, 협박으로 얼룩진 선거를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주권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며, 민주주의는 포기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달 30일 실시된 온두라스 대선의 개표는 기술적 문제로 여러 번 지연을 겪다 8일 재개됐다. 현재 개표율 99.4%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우파 성향 나스리 아스푸라 국민당 후보가 40.52%의 득표율을 기록해 중도 성향 살바도르 나스랄라 자유당 후보(39.48%)를 박빙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카스트로 대통령의 소속당인 좌파 성향 리브레당 몬카다 후보는 약 19.29%의 득표율로 두 후보에 크게 뒤쳐졌다.
그러나 개표 장기화에 나스랄라와 몬카다 후보가 부정선거를 의심하며 선거 결과 불복 의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리브레당은 지난 7일 선거의 "완전한 취소"를 요구하며 시위와 파업을 주장하는 한편, 공무원들에게 정부 이양에 협조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아스푸라 후보에 뒤처진 나스랄라 후보는 "부패한 자들이 개표 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건 도둑질"이라고 X에서 재검표를 주장했다.
이번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하면서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직전인 지난달 28일 "민주주의가 오는 11월 30일 온두라스 선거에서 시험대에 올랐다"며 아스푸라를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브레당이 재선되면 "마약 테러리스트"가 온두라스를 점령할 것이라며 아스푸라가 승리하지 못하면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은 부정선거 논란을 일축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온두라스 국민의 의지는 리브레당의 온두라스 정부 운영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선거 무효화 요구를 뒷받침할 만한 신뢰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선관위가 "신속하게 선거를 인증해야 한다"고 8일 밝혔다.
한편 온두라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CNE)는 약 14.5%의 집계표에서 '불일치'가 발견돼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NE는 법정 시한인 오는 30일까지 당선자를 공식 발표해야 한다. 신임 대통령 취임식은 1월 27일로 예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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