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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올해 총화 노동당 전원회의 개막…내년 9차 당 대회 준비 박차

뉴스1

입력 2025.12.10 11:24

수정 2025.12.10 11:24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3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12월 9일 소집됐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3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12월 9일 소집됐다"라고 보도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를 주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주재로 올해 사업을 결산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시작했다. 이번 전원회의에선 내년 초로 예정된 제9차 당 대회에서 결정한 5년짜리 국가계획 수립을 위한 준비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3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전날인 9일 평양에서 소집됐다. 신문은 이번 회의에 △2025년도 당 및 국가정책집행정형총화(결산)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정형 △당 제9차 대회 준비와 관련한 주요 문제 등 5개 안건을 상정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통상 12월 하순에 한 해 사업을 결산하고 및 다음 해 사업 계획 채택을 위한 연말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올해는 회의 개최 시점이 예년보다 빠른 중순이라는 점과, '9차 당 대회 준비'가 공식 안건으로 채택됐다는 점에서 향후 5년을 위한 새 정책 노선 수립·체제 개편 작업에 대부분의 역량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외 노선 변화는 제한적…내치 중심의 '정중동' 행보

북한은 이날 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면서 관련 보도를 간략하게 전했다. 9차 당 대회 준비 외에 주요 안건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큰 결정'을 내려 국정 운영의 전환점으로 삼진 않을 것이라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12월 23일~27일에 열린 연말 전원회의 관련 보도에서 북한은 회의 안건으로 △2024년도 당 및 국가정책집행정형 총화와 2025년도 투쟁 방향 △당 중앙검사위원회 2024년도 사업정형 △당의 새로운 지방발전 정책과 금후과업 △나라의 교육토대 강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 실시 △2024년도 국가예산집행정형과 2025년도 국가예산안 △당 내 기구사업 △조직문제 등을 상정했다.

김정은 당 총비서도 '강령적 연설'을 통해 미국을 '반동적 실체'라고 규정하며 한국을 '미국의 반공 전초기지'라고 싸잡아 비난했다.

북한이 작년과 달리 올해 전원회의 관련 첫 보도를 차분하게 내놓은 것은, 이번 회의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줄 결정은 내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밝히지 않은 의제에 외교와 대남사업을 아우르는 대외사업, 당 조직·인사 문제, 당 규약 손질 등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기조에 대한 분석과 나름의 대응 시나리오,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책의 '진의' 판단 등이 두루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당 규약에 명시할지, 김정은 시대의 통치 이념을 '김정은주의'로 공식화할지, 당·정 체계를 국가주석제 부활과 연동해 조정할 지 등 9차 당 대회에서 결정할 사안들을 전원회의에서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이 논의 내용은 '9차 당 대회 준비' 차원에서만 이뤄지고, 최종적인 결정은 당 대회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북한이 논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이 예년보다 다소 이르게 전원회의를 연 것은 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의제·방향·행사 골격을 먼저 맞추려는 준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회의에서 '당 대회에서 다룰 문제'의 윤곽을 어느 정도 공개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미국과 한국의 '태도 변화'를 꾀해 관련 동향을 당 대회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면, 일정한 수준의 대외 메시지를 낼 여지는 남아 있다.
'결정'보다는 대외사업 전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방식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이번 전원회의에선 △핵·미사일 전력 강화를 포함한 국방력 강화 △코로나 팬데믹과 제재 국면을 거친 뒤의 경제 재건 로드맵 △'두 국가론' 노선의 제도화 수준 △부패·기강 해이 문제에 대한 내부 통제 방안 등을 논의해 다음 5년 설계도의 틀을 짤 것으로 보인다.


양 석좌교수는 "북한은 당 대회까지는 내치 중심의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며 내부 정비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며 "이번 전원회의 결과를 통해 어떤 의제가 당 대회 테이블에 올라갈지, 기본 골격을 읽어내는 것이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