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리며 빼어난 미모 자랑
'선술집 처녀'·'불나비' 등 거치며 뇌쇄적 연기 호평
고인은 영화 '클레오파트라'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최고의 미녀로 손꼽혔던 엘리자베스 테일러(1932~2011)에 비견된 한국에서 드문 여배우였다. 테일러는 최근 미국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발매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정규 12집 '더 라이프 오브 어 쇼걸'의 중심 테마 인물이기도 했다.
고인은 데뷔 전에도 빛나는 외모였다. K-팝 아이돌 초창기 데뷔 과정처럼 '길거리 캐스팅'을 거쳤다.
1960년대 한국영화 황금기를 이끈 '1세대 미녀 여배우 트로이카' 윤정희·남정임·문희의 거센 도전에도 김지미의 미모와 위상은 이들의 활약과 별개로 독보적이었다.
김지미는 특히 한국 영화계 최초의 팜 파탈로도 평가된다.
이런 이미지를 구축한 대표작은 '선술집 처녀'(1963·감독 박상호). 황해도에서 월남한 미모의 젊은 과부 '채옥' 역을 맡았는데, 그녀는 처녀를 가장하고 선술집을 개업한다. 이후 이 선술집은 욕정에 들끓은 뭇사내들도 가득했다. 이런 맥락이 설득력을 얻는데 김지미의 외모가 크게 기여한 건 당연지사다.
영화 '불나비'(1965·감독 조해원)의 '민화진' 역은 어떤가. 미스터리물인 이 작품은 미모의 민화진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사건을 다룬다. 그런데 민화진의 화려한 외모는 그녀를 팜 파탈로 만드는 조건인 동시에 불행의 원인이 된다. 복수 때문에 남자들을 유혹하는 민화진 역에 녹아들어간 김지미의 외모는 물론 무르익은 연기도 압권이다.
김지미는 또한 '육체의 길'(1968·감독 조긍하)에서 네 남매를 둔 화목하고 부유한 가정의 가장인 '김상도'(김승호 역)를 유혹하고 파멸에 빠뜨리는 젊고 아름다운 '메리' 역도 근사하게 소화했다.
이런 점들로 인해 신여성의 이미지가 강한 김지미는 네 번의 결혼과 이혼에도 가십으로 소비되지 않는 항력(抗力)을 갖고 있다. 결혼, 이혼 과정의 스캔들 모두 영화 같았다.
자신을 스타덤에 올린 영화 '별아 내 가슴에'(1958)의 홍성기 감독과 1960년 결혼해 4년 만에 파경을 맞은 고인은 당대 인기 배우 최무룡과 재혼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962년 유부남이었던 최무룡을 이혼시킨 장본인으로 지목돼 거액의 위자료를 물었다. 이후 두 사람은 1969년까지 부부로 살았다. 최무룡은 김지미와 갈라서면서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말을 남겼다.
김지미의 세 번째 남편은 올해 초 은퇴한 '가황' 나훈아다. 11세 연하인 나훈아와 결혼 역시 최무룡과 재혼 이상으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나훈아 팬 사이에선 김지미가 출연하는 영화 관람 반대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훈아와 이혼한 이후인 1991년엔 자신의 부모 주치의였던 심장병 전문의와 네번째 결혼했다. 이들 부부은 10년 만인 2001년 1월 이혼도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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