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독일계 특수화학기업 랑세스(LANXESS) 그룹을 이끄는 후버트 핑크(Hubert Fink) 부회장은 10일 "연구개발(R&D) 시설이나 생산 시설을 한국에 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핑크 부회장은 랑세스 창립 20주년을 맞아 이날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0년을 여기(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했고, 세 번째 데케이드(10년)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어떻게 전략을 확대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랑세스는 2005년 독일 바이엘그룹에서 분사한 특수화학 전문기업이다. 향수, 화장품 소재, 살균제 등 소비재부터 건설 도료 및 코팅 안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타이어 등 산업용 중간재, 선박 방오제, 항공우주·방위산업용 고성능 윤활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양극재, 반도체용 초순수(PW)까지 산업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랑세스는 지난해 연 매출 64억 유로(약 11조 원)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티어 화학기업으로 발돋움했다.
핑크 부회장은 제품 판매 중심인 한국 법인에 R&D 조직과 생산 시설을 구축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반도체·배터리 △모빌리티 △조선·방산 △화장품 등 랑세스의 핵심 사업 대부분이 한국의 주력 산업과 밀접하게 맞물린 만큼, 한국 시장에 힘을 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랑세스는 반도체 및 배터리 공정에 쓰이는 레바티트 초순수 이온교환수지, 반도체 식각 공정에 필수적인 불산(HF) 및 옥시염화인(POCl₃), 전기차 구동계 내구성을 향상하는 첨가제 등을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대형 선박용 방오제와 항공우주·방위산업용 고성능 윤활유 설루션의 국내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핑크 부회장은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주된 이유는 많은 고객사들이 우리의 설루션에 대한 아주 높은 니즈(수요)가 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용 초순수, 전기차·배터리 난연제 등 관련 제품 포트폴리오의 국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랑세스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고객사들과 아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난해 아주 성공적인 성과를 거뒀다"며 "한국 고객사들과 함께 향후 10년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핑크 부회장은 중국발(發) 공급 과잉으로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이 둔화한 것에 대해서는 "화학 시장 내에서도 석유화학·기초화학 쪽에서 중국 내 증설이 많이 이뤄지고 있고, (공급 과잉) 여파로 랑세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니치(틈새) 시장에서 얼마나 고객의 수요에 부합한 설루션을 개발하느냐가 핵심적인 성공 요인"이라고 했다.
한편 랑세스는 이날 창립 20주년을 맞아 FKI 타워에서 '랑세스 설루션스 데이 서울' 부스를 차리고 국내 고객 및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첨단 제품과 최신 설루션을 소개했다. 부스는 △배터리·모빌리티 △반도체 및 전기전자 △화장품 및 퍼스널케어 △건설·코팅 및 페인트 △조선·방산 △지속가능성 6대 주제로 마련됐다.
핑크 부회장은 랑세스의 '넷 제로'(Net-Zero) 목표도 강조했다. 랑세스는 이번 행사에서 기존 제품 대비 탄소발자국을 35% 절감한 산화철과 윤활유 첨가제, 이온교환수지 등을 선보였다. 그는 "2040년까지 스코프(Scope) 1·2를 달성할 것"이라며 "2050년까지는 공급망 업체, 물류회사들과의 공동 노력으로 총 탄소발자국을 줄여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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