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 인터뷰 통해 ‘연간 행사 시리즈 전환’ 계획 밝혀
[파이낸셜뉴스] ‘세계 3대 블록체인 행사’로 자리매김한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가 1년에 한 번 서울에서 열리는 연례 이벤트를 넘어 365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글로벌 웹3(Web3.0) 커뮤니티로 확장된다. KBW 주최사 팩트블록이 자체 개발한 웹3 플랫폼 ‘파블로(FABLO)’를 통해 전 세계 웹3 개발자 및 투자자를 연결하는 게 목표다.
KBW 설립·주최자인 전선익 팩트블록 대표는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KBW를 연간 행사 시리즈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기존 연례행사를 넘어 KBW 상시 운영 환경으로 확장하기 위해 파블로도 업데이트 중이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KBW 참가자들이 적극 활용한 파블로는 신규 ‘라운지’ 기능을 통해 KBW와 웹3에 관심 있는 국내외 프로젝트 및 사용자들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실시간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KBW 본거지인 서울은 웹3 기술 리더십은 물론 가상자산 투자 및 서비스에 친화적인 만큼, 내년 갖춰질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등 규제 프레임에 맞춰 글로벌 웹3 허브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2025 글로벌 암호화폐 채택 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에서 15번째로 활발한 국가로 평가받았다. KBW에 대한 전 세계 웹3 정책 설계자 및 개발자의 관심도 이를 방증한다. 지난 9월 23~24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 KBW 메인 컨퍼런스 ‘임팩트(KBW2025:IMPACT)’에 연인원 2만8000명(외국인 비율 35%)이 참가했다. 전년대비 76%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60여개였던 KBW2025:IMPACT 전시부스도 올해는 110여개로 확대됐다. KBW 기간 서울 전역에서 열린 사이드이벤트는 450개에 달한다. 전 세계의 5200개 이상 기업이 참여한 결과다.
포브스가 ‘왜 한국이 향후 10년간 가장 중요한 암호화폐 시장이 될 수 있는가’란 심층보도를 통해 KBW와 전 대표의 웹3 인사이트를 집중 조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 대표는 포브스 인터뷰를 통해 “외부에서는 여전히 한국을 가상자산 거래 열풍이란 렌즈를 통해 바라보지만, 국내 웹3 생태계에는 수년 간 연구개발(R&D)을 해온 개발자, 대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의 다양한 시범사업, 학계 등 정책 입안자들의 오랜 노력이 뿌리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포브스는 한국이 2017년 당시 ‘암호화폐공개(ICO) 열풍’과 ‘테라·루나 사태’ 등을 거쳐 기술·제도적 기반을 갖춘 시장으로 성장한 것으로 봤다. 인터넷과 모바일 등 웹2 시대 역시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가장 먼저 습득하고 제도·서비스로 연결했던 이른바 기술 엘리트들이 한국을 IT 강국으로 도약시켰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인터뷰에서 전 대표는 현재 한국 웹3 시장이 소비자에서 기업 주도 개발로 전환되는 과정으로 봤다. 우선 주요 은행들이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토큰증권(STO), 블록체인 기반의 결제 시스템 연구 개발을 대표적으로 꼽았다. 또 물류·제조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반 투명성 도구를 모색하고 있으며, 게임사들은 디지털 자산 플랫폼 통합을 추진중이라고 강조했다. 전 대표는 “한국 기업들은 효과가 입증된 것을 발견하면 재빠르게 움직인다”며 “기업간거래(B2B)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도입 추진 등 규제 개선 움직임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부는 물론 입법기관인 여야 정당도 약 600만명의 한국인이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을 인지하고 블록체인 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은행권의 디지털 자산 서비스 제공과 증권사의 토큰화된 금융 상품 취급 등 기관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서울은 인재와 기업을 유치하는 기술 친화적 정책 덕분에 글로벌 최상위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일렉트릭 캐피털의 '2024 개발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활동 중인 개발자 중 32%가 아시아 지역이며, 한국은 성숙한 규제 체계를 갖춘 가장 민주적인 지역 중 하나로 꼽혔다.
전 대표는 “한국은 혁신을 포용하는 문화와 디지털 자산을 이해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을 준비하는 기관이 있다”면서 “향후 10년간 웹3 시장이 기업의 도입, 규제 명확성, 서비스 대중화를 이룬다면 한국이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imsh0214@fnnews.com 임상혁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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