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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 영어 책임" 오승걸 평가원장 사임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0 14:37

수정 2025.12.10 14:37

원장 잔혹사 여전… 역대 원장 12명중 9명 임기 못채워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출처=연합뉴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10일 사임했다. 평가원은 이날 오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 원장은 사임의 변을 통해 "영어 영역의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이 3.11%를 기록하며 불거졌다. 이는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치이자, 통상 6~10% 수준으로 유지되던 적정 1등급 비율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과도하게 높은 영어 난이도는 '불영어'라는 신조어를 낳으며,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영어영역 1등급 비율 중 가장 낮은 기록으로 평가됐다. 이에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 모집에서 탈락하는 수험생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며 대입 현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심지어 4% 내에 들면 1등급을 받는 상대평가 과목보다도 1등급 비율이 낮아, 평가원의 난이도 조절 실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이번 사임으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잔혹사'가 또 한 번 이어졌다. 역대 12명의 평가원장 중 오 원장을 포함해 9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사퇴했으며, 그중 8명이 수능 출제와 관련된 논란으로 물러났다.
특히 오 원장은 본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로 사임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한편, 평가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출제 전 과정에 대한 검토와 개선안을 마련해, 향후 수능 문제가 안정적으로 출제되어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육부 역시 이달 중 수능 출제·검토 전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