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금융지주 회장단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에게 "금융소비자 보호도 매우 중요하지만, 건전성이 유지되지 못한다면 금융이 본질적 역할을 못 하게 된다"며 "소비자보호와 건전성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금융지주 CEO 간담회'에서 "이 자리를 빌려 원장님께 몇 가지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CEO 경영승계 등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지배구조는 회사별 경영 전략이나 조직의 특성이 반영돼야 실효성이 확보된다"며 "향후 논의 과정에서 개별 회사들의 개별 여건도 충분히 고려해 주셨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지난 1년 책무 구조도를 운영해 본 결과, 금융사 입장에서 여러 실무적인 문제점이 있다"며 "조만간 업권 애로사항을 취합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니 적극 검토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찬진 "CEO 후보, 내·외부 공정 경쟁해야…IT·소비자 전문가 사외이사로"
이 원장은 이날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첫 간담회에서 'CEO 경영 승계' 문제를 핵심 화두로 꺼내 들었다.
특히 내·외부 후보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사외이사 구성에 전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의 주주 추천을 추가하는 등 추천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사외이사에 IT 보안 및 금융소비자 분야 전문가를 1인 이상 포함할 것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도 주문했다.
또 올해 1월 도입된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대표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실제 책무구조도 체계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면서, 이를 개선해달라고도 요구했다.
'금융소비자 보호' 거듭 강조
이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강조해온 '금융소비자 보호'도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단을 향해 "소비자보호 실패는 경영 리스크가 아닌 '생존 리스크로서 인식돼야 한다"고 했다.
또 "불완전 판매를 영업 현장의 일탈로 치부하거나, 손실이 발생한 후 손해배상하는 사후약방문식 대응은 금융의 신뢰를 떨어트려 생존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최근 반복되는 해킹 사고에 대응해, 금융사 검사 시 IT 거버넌스와 보안 체계의 적정성 등을 중점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은행의 '사회적 책임'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은행의 장애인 고용률은 1.6%로, 법정 의무비율인 3.1%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구축, 상생금융지수 도입 등을 통해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평가하겠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