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출간 기자간담회…여권 잠재적 서울시장 후보에 뜨거운 관심
'오세훈'·'서울시장 된다면' 질문 집중…"시민 입장에서" 전제로 답변
이재명 대통령 SNS 칭찬글…"나는 李 대통령과 같은 ‘순한 맛 일잘러"
종묘 4구역 재개발 논란…성공적인 성동구청 도시재생 사례로 꼽아
'오세훈'·'서울시장 된다면' 질문 집중…"시민 입장에서" 전제로 답변
이재명 대통령 SNS 칭찬글…"나는 李 대통령과 같은 ‘순한 맛 일잘러"
종묘 4구역 재개발 논란…성공적인 성동구청 도시재생 사례로 꼽아
[파이낸셜뉴스]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강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10일 성동구 문화공간 펍지성수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자신의 책 '성수동, 도시는 어떻게 사랑받는가'의 출판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였지만, 이날은 다른 의미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칭찬하면서 어느 때보다 언론의 관심이 집중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질문도 '만약'이라는 전제로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할 것인지, 서울시장이 됐을 때 시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 집중됐다.
한강버스는 매몰비용 감안, '관광용'돼야
'오 시장이 잘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다소 짓궂은 질문에 정 구청장은 스마트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9988'를 꼽으며 "시민 건강을 위해 걷기 운동을 촉진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잘한 사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한 일도 있다"면서 "지난해 비상계엄 때 계엄에 반대하고 나중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이 있던 것에 상당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시정 중 일부 사업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그중 한강버스에 대해선 "성동구청장이 아닌 시민의 입장에서"라는 말로 답을 꺼냈다.
정 구청장은 "막대한 세금이 들어갔으니 폐기하면 매몰 비용이 너무 커 날아가는 돈이 될 것"이라며 "업체와 계약한 것도 있어 단순 폐기는 어렵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시장이 바뀐다고 해도 '나 모르겠소'라고 할 수는 없을 거라 본다. 손실을 최소화하려면 일부 개조가 필요하겠지만, 관광용으로 바꿔 운영하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최근 한 유튜브에서 달리기 한 사람이 한강버스보다 빨랐다. (한강버스는) 교통으로는 끝났다”고 꼬집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7일 말레이시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정 구청장이) 한강버스는 결국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지켜봐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봤다”며 “다른 (더불어민주당) 주자들과 조금은 차별되는 점이 보인다”고 호평한 바 있다.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을 두고도 성동구청장의 경험을 빗대 지적했다.
정 구청장은 "(재개발은) 지역의 맥락을 보며 추진해야 한다. 과거 도시재생은 보존만 강조해 주민들이 살기 불편했다"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도시재생구역과 리모델링 촉진구역을 동시에 지정해 리모델링이나 새로 지으려 하는 분들에게도 인센티브를 줬다. 개발할 건 개발하고 보존할 건 보존하되 주민이 살기 편한 도시재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수동 개발 계획을 사례로 들었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은 재개발이 가능하도록 정리된 특별계획구역 1~5구역이 있다. 1, 2지역은 굉장히 낙후해 도저히 흐름이 안 보이는 곳이라 재개발을 해야 했다"면서 "3, 4, 5구역은 소셜벤처도 있고 주민들 흐름도 보이는데다 건물들도 상대적으로 양호했다"고 말했다.
실제 3, 4, 5구역은 도시재생을 통해 카페거리 등으로 조성됐다.
도시재생의 개념도 새롭게 정립했다.
그는 "정체성을 주고 보존하도록 해야 한다. 다만 그 정체성은 건물이 아닌 상징"이라며 "성수동은 과거 붉은 벽돌 공장이 있었다는 맥락을 봤다. 그리고 붉은 벽돌은 지금의 성수동 상징이 됐다"고 설명했다.
李대통령 '일잘러' 칭찬
최근 이 대통령이 자신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데 대해선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정 구청장은 “이 대통령은 선배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만날 기회가 있었다. 도지사, 당 대표 시절 저를 만날 때마다 제가 하던 것들 중 잘한 정책을 기억하고 칭찬해 주셨다”며 “그때도 감사하게 생각했는데 이번에도 그 연장선상으로 말씀하신 듯하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이니 장관에게도, 지자체장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라며 “다른 분에게도 하실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정 구청장이 일을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 저의 성남시장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저는 명함도 못 내밀 듯”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있는 정 구청장을 향해 이른바 ‘명심(明心)’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선 유일한 3선 구청장인 정 구청장에게 스스로 몇점을 줄 수 있냐는 질문엔 '95점'이라고 말한 뒤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 성동구청장이 됐을 때 1년간 주민들을 만나면서 '무엇이 바뀌면 성동구가 좋아지겠냐'고 물었고 '성동을 바꾸는 100가지 약속'을 만들었다"면서 "그게 저의 비전이었고 95개가 실현됐으니 95점. 그런데 너무 후한가"라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서울에 대한 경영 비전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구청장은 "서울은 글로벌 도시가 돼야 한다"면서 "서울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 평균에 못 미칠 정도로 경쟁력이 떨어진다. 커니보고서에서도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서울은 10위권 밖이며 잠재력은 늘 2위"라고 짚었다.
세계 최고의 컨설팅 회사인 커니에서 매년 세계적 도시들에 대한 순위르라 매기는 게 커니보고서다. 글로벌 시티 인덱스(BCI)라고도 한다.
정 구청장은 "잠재력이 2위라는 건 커니보고서가 매기는 순위에서 충분히 2위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며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라 외국인들이 일하고 살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어떤 사람이 다음 서울시장이 돼야 하나'를 묻자 정 구청장은 “다음 시장은 ‘세금이 아깝지 않도록 삶의 질을 챙기는 시장’, ‘국가경쟁력을 이끌어가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날 정 구청장이 펴낸 책 '성수동'은 10년간의 성수동 변화를 기록의 형태로 담고 있다. 성동구가 국내와 국외 관광객이 찾는 핫플 도시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이 소개됐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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