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임상시험 병목, 데이터가 해결”...글로벌 무대 오른 여성 창업가

신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1 14:47

수정 2025.12.11 14:47

메디아이플러스, 임상시험 정보 통합 플랫폼 ‘MediC’로 주목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사업 수혜
“여성 창업 현실 이해하는 파트너 덕에 해외 진출 성과”
11일 서울 강남구 여성경제인협회에서 정지희 메디아이플러스 대표가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여성경제인협회 제공
11일 서울 강남구 여성경제인협회에서 정지희 메디아이플러스 대표가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여성경제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신약 개발 과정의 가장 뒷단에서 반복되던 수작업 의존 문제가 데이터 기반 기술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임상시험 준비 과정의 비효율을 해결하겠다며 출발한 메디아이플러스가 그 주인공이다. 성장 배경에는 여성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 구축한 지원체계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지희 메디아이플러스 대표는 11일 "글로벌 제약사 근무 시절 하루 100개 이상의 논문을 검토하며 임상시험 준비에 필요한 정보를 수작업으로 모아야 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임상시험 관련 정보가 표준화돼 있지 않고 기관·연구자·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정보를 비교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 보니 의사결정에만 수 주에서 수 개월이 걸렸다"고 회상했다.



메디아이플러스가 개발한 데이터 서비스 ‘MediC’와 CRO 매칭 플랫폼 ‘FiCRO’는 기존 시장의 대표적인 ‘아날로그 병목’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논문과 특허, 임상 가이드라인, 유병률 등 흩어져 있는 정보를 국가별·기관별로 통합해 제공하고 CRO 수행 이력과 전문 분야, 비용을 데이터 기준으로 비교·추천하는 방식이다.

최근 3년간 메디아이플러스는 수출 실적 확대, 해외 파트너십 증가 등을 기반으로 대회 수상과 글로벌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독일 IFA에서는 ‘Best in Tech for Good’을 수상하며 기술성과 사회적 기여 가능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여성창업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사업이 큰 역할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해당 사업은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창업 7년 미만 여성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화 지원, 글로벌 홍보, 교육, 컨설팅, 네트워킹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구조다. 선발된 기업의 ‘수요’를 먼저 파악해 필요한 영역에 예산과 서비스를 배치하는 수요 맞춤형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의 핵심 주안점은 해외 진출 경험이 거의 없는 여성 창업가가 현지에서 겪는 실무적·정서적 장벽을 낮추는 데 있다. 진출 국가별 시장 이해, 현지 네트워크, 전시회 운영 전략 등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를 지원해 해외 시장 접근성 자체를 높인다는 취지다. 2025년 기준 사업화지원 31개사, 교육 1281개사, 수출컨설팅 73개사가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받았다.

메디아이플러스도 이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글로벌 홍보 역량을 확보했다. IFA 참가를 위한 통역, 홍보물 제작, 인증 비용 지원 등이 제공되며, 실제 수상으로 이어진 점은 프로그램이 주장하는 ‘초기 해외 진출 사각지대 해소’ 사례로 꼽힌다. 정 대표는 “임상시험과 같은 산업은 글로벌 대상 마케팅이 필수인데 이 부분이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CES 전략 컨설팅과 해외시장 교육도 함께 받았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여성 창업가의 현실을 이해하는 파트너 역할”을 가장 큰 의미로 평가했다.
그는 “해외 시장에서 여성 창업가로서 겪는 어려움을 깊이 이해해주는 프로그램”이라며 “같은 길을 걷는 여성 리더들과의 연대감, 경험 공유가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