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 대표 반도체 수장들 "AI 수요 대응, 개별 기업 감당하기는 부담"

뉴스1

입력 2025.12.10 17:08

수정 2025.12.10 17:52

31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1/뉴스1
31일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31/뉴스1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서밋 2025’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최동현 원태성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수장들이 10일 폭발적인 인공지능(AI) 수요 대응에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시대 K-반도체 비전과 육성 전략 보고회'에서 "AI의 변혁을 이끄는 글로벌 하이퍼 스케일러 기업들은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부회장은 이어 "반도체는 전통적으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산업인데 폭발적인 AI 수요 대응을 위해선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국민성장 펀드 등이 민간 투자 활동의 마중물이 되면서 미래 비전도 함께 할 수 있어 매우 의미가 큰 정책"이라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자사가 그간 진행한 투자를 소개하면서 "이런 초대형 투자를 한 개의 기업이 단독으로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이 있고 대규모 자금 확보는 저희 힘만으로는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가 뒷받침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곽 사장은 또 "SK하이닉스가 돈을 많이 버니 그 돈으로 하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돈을 벌어서 투자하려면 기본적으로 반도체 팹을 짓고 장비를 갖다 놓고 생산하는 데 3년 이상 걸린다"며 "(이러면) 시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기에 순서를 좀 바꾸는 그런 개념으로 이해해 주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AI·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전략 산업에 대한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은 전력 확보의 어려움도 언급했다. 전 부회장은 "평택 (캠퍼스는) 전력을 다 확보해서 가동되고 있고 용인 산단은 가동을 돼야 되기에 전력 인프라 확보를 기후에너지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곽 사장의 설명에 따르면 용인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가동을 위해 14~15GW(기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다. 이 중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6기가와트의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데 현재 3기가와트만 확보가 됐다고 한다. 삼성전자 역시 9기가 와트 중 3기가와트의 전력이 부족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반도체 생태계 내의 협업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전 부회장은 "AI 반도체 성공의 핵심은 연결과 협업"이라며 "과거와 달리 로직, 메모리, 파운드리, 패키징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AI 시대가 원하는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도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 기지인 평택 캠퍼스에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협력사와 적극적으로 협력을 확대해 상생 측면에서도 더욱 확대하겠다"고 했다.


곽 사장은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메모리가 다른 분야와 융합하려는 조짐이 보인다"며 "국가가 갖고 있는 여러 리소스를 얼마나 잘 조합해서 트렌드를 따라가느냐가 중요해진 것 같기에 국책 과제 같이 중심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