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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영화해서 행복" 원로배우 김지미 별세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5.12.10 18:33

수정 2025.12.10 18:32

1957년 데뷔… 향년 85세
김수용 등 당대 거장 감독과 호흡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로 불려
"한평생 영화해서 행복" 원로배우 김지미 별세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인사하는 김지미(위쪽 사진)와 1975년 제14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지미. 뉴시스연합뉴스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인사하는 김지미(위쪽 사진)와 1975년 제14회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지미. 뉴시스연합뉴스
원로 영화배우 김지미(본명 김명자)가 별세했다. 향년 85세.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김지미는 미국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1957년 고등학생 시절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로 데뷔해 1990년대까지 작품을 남긴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다. 아버지를 만나러 명동에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김기영 감독에게 길거리 캐스팅됐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미모로 당대 최고의 스타로 인기를 누렸으며, 김수용 감독의 '토지'(1974), 임권택 감독의 '길소뜸'(1985) 등 국내 거장 감독들과 호흡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파나마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과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1961년 영화 '장희빈'에 출연한 1대 장희빈 배우이기도 하다.

출연작이 무려 700여편에 달한다. 대표작으로 '비 오는 날의 오후 3시'(1959), '춘향전'(1961), '춘희'(1967), '토지'(1974), '길소뜸'(1985), '티켓'(1986) 등이 있다. 동시대 또래 여배우들이 은퇴한 뒤에도 활동을 이어갔고, 2011년 '영화판'에도 잠깐 출연했다.

김지미는 연기뿐만 아니라 지미필름을 설립해 영화를 기획·제작했고 영화인협회 이사장, 영화진흥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영화계 전방위로 활약했다.

전성기 시절 빼어난 미모와 자유로운 결혼과 이혼으로 '한국의 엘리자베스 테일러'라는 별명이 있었다. 2017년 한국영상자료원 '영화천국'과 한 인터뷰에서 한평생 영화인으로 살아온 소회를 묻자 "행복하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정말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무척 행복하다. 한때는 그런 관심이 피곤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행복이라고 느낀다.
영화에 개인적인 미련은 없다"고 답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