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 불가" 수용여부 촉각
DL이앤씨의 고급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두고 회사 측과 성남 상대원2구역 조합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DL이앤씨가 아크로 브랜드 사용 불가를 통보한 가운데 조합측은 시공사 변경까지도 거론하는 상황이다. 조합은 조만간 총회를 열고 DL이앤씨가 아크로 사용 대신에 내놓은 제안을 수용할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1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성남 상대원2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에 "아크로 브랜드는 한강 주변 핵심 지역에만 적용 가능하다"는 최종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리미티드 에디션' 신규 브랜드 적용 방안을 제안했다.
아크로 브랜드를 요구했던 조합측은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DL이앤씨 제안 수용과 시공사 변경 절차 착수 등 2가지 방향을 동시 추진하기로 했다. DL이앤씨 제안에 따를 경우 공사비 수준, 예상 분양가, 상품 수준 등 자료를 받아 조합원에게 공개하고 이와 동시에 다른 건설사들의 제안서를 확보, 시공사 변경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조합은 조만간 총회를 열고 두 가지 안 중 하나를 최종 선택할 예정이다.
정비사업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요구하는 것은 아파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2020년 말 국민 43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설사 및 브랜드가 아파트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중은 93.5%에 달했다. 현재는 이런 인식이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상대원2구역 조합도 "브랜드에 따라 조합원 재산가치가 크게 좌우된다"며 "아크로 브랜드 적용 불가 입장을 수용 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다만 양측의 이견이 시공사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시공사가 바뀔 경우 지금까지 DL이앤씨가 철거, 공사 등에 사용한 금액을 조합에서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남 지역 재개발 전문 이종호 홈즈 부동산 대표는 "지금까지 DL이앤씨가 지불한 비용 보전을 찬성할 조합원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줄다리기를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한편 상대원2구역은 2015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곳으로 DL이앤씨가 그해 10월 단독 수주했다. 당시 8300억원대였던 공사비는 사업 지연 등으로 9800억원 수준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계획 중인 단지 규모는 최고 29층에 45개 동, 5090가구 수준이다. 일반 분양 물량이 2082가구를 넘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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